북한 이중적 자세에 평양 남북대결 불발위기
대한축구협회 FIFA에 중재요청하기로
‘미 국가는 허용하면서 애국가는 안된다니….’
다음달 26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남북대결에서 북한이 고집하는 태극기와 애국가 불가 방침과 관련한 남북한 대표단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 문제에 대한 중재를 요청하기로 결정,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대표단은 26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북측 대표단과 제2차 실무협의를 벌였지만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응원단 방북 문제에서 끝내 합의점을 끌어내지 못했다. 이번 협의에서 북측은 평양에서 열릴 남북대결 경기에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용할 수 없고 대신 한반도기와 아리랑으로 대체하자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고 한국측은 FIFA의 월드컵 예선규정에 따라 참가국 국기를 게양하고 양국 선수들이 도열한 상황에서 양국 국가가 차례로 연주돼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FIFA의 월드컵 예선규정 제22조에는 ‘예선기간 FIFA기와 페어플레이기, 양국 국기가 모두 게양돼야 하고 선수 입장 직후 양국 국가가 연주돼야 하며 이는 의무사항에 속한다’고 못 박고 있다.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축구협회는 이에 따라 추가 협상없이 FIFA에 중재 요청을 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1990년 통일축구 이후 18년 만에 평양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남북대결의 성사여부는 FIFA의 손에 넘어갈 전망이다.
이번 사태가 끝내 FIFA 중재에 의해 결정될 경우 제3국에서 중립경기나 북한축구에 대한 징계 및 몰수처리 등 두 가지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월드컵 예선 공식경기라는 중요성과 의미를 감안할 때 북측이 극적으로 FIFA의 중재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은 태극기와 애국가 문제는 물론 응원단과 취재진 등의 대규모 방북 역시 수용 불가하다는 완강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극적 타협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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