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왼쪽 위)이 뛰어올라 헤딩골을 터뜨리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의 박지성(26)이 마침내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무릎수술을 받은 후 득점포가 잠잠했던 박지성은 1일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07~200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풀럼FC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 44분 폴 스콜스가 띄워준 공을 헤딩슛으로 연결, 작년 4월1일 블랙번 로버스전 이후 335일만에 골맛을 봤다. 270일 간의 부상 공백을 딛고 작년 12월 복귀한 후 8경기 출전 끝에 처음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
맨U는 이날 오언 하그리브스의 선제골과 박지성의 추가골, 후반 상대 자책골을 묶어 풀럼을 3-0으로 완파했다.
박지성은 라이트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를 벤치에 앉혀놓고 자신에게 기회를 준 알렉스 퍼거슨 맨U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주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경기가 시작된 지 12분만에 칼 같은 왼발 크로스를 차 올리며 좋은 날을 예감케 했다. 루이스 나니의 발리슛이 헛발질로 끝난 게 아쉬웠다.
박지성은 2분 뒤 하그리브스의 프리킥 선제골을 이끌어 내는데 디딤돌을 놓는 역할을 했다. 상대 수비수가 박지성과 테베스의 ‘기브 앤 고우’ 스타일의 플레이에 뚫리자 테베스를 끌어 넘어뜨려 얻어낸 프리킥을 하그리브스가 휘어지는 오른발 킥으로 네트를 갈랐다.
해프타임 약 10분 전 나니와 위치를 바꿔 왼쪽 측면 공략에 나선 박지성은 전반 종료 1분 전에 찾아온 득점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나니의 패스를 받은 스콜스가 엔드라인까지 치고 들어가면서 가볍게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공의 궤적을 쫓아간 박지성은 골 지역 정면으로 쏜살같이 뛰어들어 헤딩슛을 명중시켰다.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7호골.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로는 첫 골이며 2005-2006 시즌에는 1골, 지난 시즌엔 5골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통산 공격 포인트는 7골, 8도움이 됐고 칼링컵 득점까지 포함하면 잉글랜드 무대 진출 이후 8번째 골이다. 헤딩골은 작년 2월11일 찰턴전 이후 두 번째다.
박지성은 후반 36분 팀의 세 번째 골에도 관여했다. 오른쪽 측면 공간으로 뛰어든 잔 오셔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줬고 오셔가 골문 앞으로 땅볼 패스를 한 볼을 풀럼 미드필더 사이먼 데이비스가 걷어낸다는 게 자책골로 연결됐다.
세 골차 완승을 거둔 맨U는 프리미어리그 선두 아스날을 승점 1점차로 바짝 추격했다.
한편 풀럼의 설기현(29)은 이날 교체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아 박지성과 시즌 첫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지성을 빼고 다른 프리미어리그 태극전사들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영표(30)를 7경기 연속 빼고 1-4로 대패했고 이동국이 발목부상으로 빠진 미들즈브러는 레딩FC에 0-1로 패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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