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왼쪽) 등 한국대표선수들이 북한과의 결전을 하루 앞둔 25일 허정무 감독(오른쪽)의 지휘아래 몸을 풀고 있다. <연합>
허정무호 오늘 상하이서 운명의 남북대결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격루트 활용이 승리관건
‘철벽 밀집수비를 어떻게 깰까’
26일 새벽 4시(LA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지는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2차전에서 허정무호가 북한의 두터운 수비벽을 과연 어떤 방법으로 공략해나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나타난 북한의 메인전술은 언제나 두터운 수비벽을 쌓고 상대방을 끌어들인 뒤 후방의 허를 찌르는 역습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술은 지난달 중국 충칭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컵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는데 특히 한국전에서 후방에서 수비라인의 머리를 넘겨 뒤쪽 공간에 찔러준 단 한 번의 롱패스를 받은 정대세가 동점골을 터뜨려 1-1로 비긴 것도 바로 이런 북한의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이런 북한과의 대결에서 상대의 주문에 빨려 들어가지 않으려면 공격시 상대 수비벽이 예측하기 힘든 공략법을 찾아야 한다. 상대가 편하게 수비할 수 있는 단조로운 공격패턴을 유지하는 것은 상대의 역습을 부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격루트를 사용해 북한 수비진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만큼 한국이 골을 넣을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북한선수들에게 함부로 역습을 노릴 수 없겠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이를 위해 이미 북한의 경기모습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철저히 분석. 밀집수비로 나설 것이 예상되는 북한 수비라인을 깨뜨릴 비책을 마련했다. 허감독은 “북한이 수비 숫자가 많지만 물론 허점이 있다. 우리가 얼마나 잘 공략하느냐가 문제지 북한이 수비가 완벽한 팀은 아니다”라면서 “상대의 배후와 사이드를 노려야하고 중앙에서도 섬세한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이라고 밝혔다. 그런 측면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염기훈-설기현의 좌우날개와 조재진 또는 박주영의 원톱에게 볼을 배급하고 북한 문전을 뒤흔드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허감독이 아직 박지성의 포지션을 공개하지 않았기에 만약 그가 예상을 깨고 윙포워드로 나선다면 한국의 공격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허 감독은 “목표는 역시 승점 3을 쌓는 것이다. 선수들 모두 뭉쳐 있고 짧은 시간이지만 잘 준비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경기는 원래 평양에서 벌어져야 할 북한의 홈경기지만 북한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가 불가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FIFA(국제축구연맹)의 중재를 거쳐 상하이로 장소가 옮겨졌다. 3차예선 3조에 속한 양팀은 1차전에서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을 4-0, 북한은 요르단(원정)을 1-0으로 꺾고 나란히 1승씩을 거둬 이 경기가 조 선두를 결정전이 됐다. FIFA 랭킹 47위의 한국은 126위인 북한을 상대로 5승4무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남북대결은 전력외 변수가 많아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특히 북한은 정대세가 전방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던 지난달 동아시아컵과는 달리 세르비아리그에 진출한 홍영조(베자니아 베오그라드)가 가세해 공격라인에 한층 무게가 실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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