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지안루카 잠브로타와 공중볼을 다투는 박지성.
페널티킥을 실축한 맨U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믿기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하고 있다.
맨U, 적지서 바르셀로나와 0-0
박지성은 ‘꿈의 무대’서 3연속 풀타임…평점은 ‘6’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가 유럽축구 최고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고 박지성은 3게임 연속 풀타임으로 ‘꿈의 무대’를 누볐다.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07-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맨U는 경기시작 불과 3분만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실축, 절호의 찬스를 놓친 뒤 바르셀로나(스페인)에 시종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했으나 끝까지 실점하지 않고 0-0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맨U는 오는 29일 홈구장 올드트래포드에서 벌어지는 2차전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대망의 결승에 오르게 된다. AS로마와의 8강전 두 게임에서 모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던 박지성은 이날도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장, 교체없이 경기를 마쳤다.
맨U로선 초반 페널티킥을 살렸다면 이길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내용상 완패한 경기였다는 점에선 행운의 무승부였다. 반대로 바르셀로나는 질 뻔했던 경기를 비겼다는 점에 안도하면서도 완승을 거둘 수 있는 압도적인 경기내용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이 남을 한판승부였다.
이날 경기의 하일라이트는 경기 시작 직후 벌어졌다. 단 3분만에 오른쪽에서 넘어온 코너킥을 호날두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날카롭게 헤딩한 볼이 바르셀로나 수비수 가브리엘 밀리투의 팔에 맞고 굴절되자 주심을 지체없이 호각을 불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맨U로선 적지에서 초반에 천금같은 원정골을 따낼 절호의 찬스가 찾아온 것. 하지만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웬일인지 주저주저하며 킥을 했고 볼은 오른쪽 골포스트 상단 바깥쪽을 때린 뒤 튀어나왔다. 맨U로서는 그 누구보다도 든든하게 믿었던 간판 골잡이가 황금같은 찬스를 날려버린 것. 그리고 이 페널티킥은 사실상 이날 맨U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득점찬스로 남고 말았다.
뜻밖의 행운에 힘을 얻은 바르셀로나는 이후 아르헨티나 출신의 천재 플레이메이커 리오넬 메시와 카메룬 출신의 스트라이커 사무엘 에토오, 그리고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공격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잡았다. 초반이후 맨U는 바르셀로나의 압박에 막혀 볼 점유율에서 6대4, 아니 7대3 수준까지 눌리는 등 시종 일방적으로 밀리기만 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역시 거의 일방적인 경기 내용에도 불구, 맨U의 문전을 결정적으로 위협할 만한 장면은 거의 만들어내지 못했다. 맨U는 전반 29분 상대 문전에서 패스를 가로챈 호날두가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에 가로막혀 넘어지자 페널티킥을 호소했으나 이번엔 주심의 휘슬이 침묵을 지켰고 이후 계속된 바르셀로나의 파상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와 에토오가 여러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맨U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후반에는 17세의 신성 보얀 키르키츠와 베테랑 티에리 앙리를 잇달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맨U의 프리미어리그 라이벌인 아스날에서 걸출한 골잡이로 명성을 날렸으나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에는 전혀 킬러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앙리는 후반 37분 맨U 진영 왼쪽 35야드 지점에서 박지성을 제친 뒤 대포알같은 오른발 슛을 뿜었고 42분에도 위협적인 프리킥을 날렸으나 두 번 모두 맨U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의 선방에 걸리고 말았다.
경기 후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선수평점에서 박지성에게 평점 6을 줬고 전방공격수들인 테베스와 호날두, 루니에게는 이보다 낮은 5점을 부여했다. 반면 철벽수비로 바르셀로나 공세를 막아낸 수비의 핵 리오 퍼디난드가 8점으로 최고평점을 받았고 폴 스콜스, 웨스 브라운, 반 데 사르 등이 평점 7을 받았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