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바르셀로나의 아야 투레를 제치고 상대진영을 돌파해 들어가고 있다.
종료휘슬이 울린 뒤 환호하는 맨U 선수들.
맨U, 바르셀로나 꺾고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변함없는 공식
‘지성이면 필승’
이 공식은 이번에도 변함없었다. 박지성이 다시 한 번 풀타임을 뛰며 인상적인 활약으로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가 스페인의 명가 바르셀로나를 꺾고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로써 박지성은 다음달 21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2007-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게 돼 ‘꿈의 무대’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서는 사상 첫 동양인 선수가 되는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29일 맨체스터 올드트래포트 홈구장에서 벌어진 대회 4강 2차전 홈경기에서 맨U는 전반 14분 베테랑 폴 스콜스가 30야드를 미사일처럼 날아가 바르셀로나 골문을 꿰뚫은 그림같은 중거리슛 선취골을 뿜어낸 뒤 바르셀로나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실점없이 막아내 1-0으로 승리했다. 스콜스는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지안루카 잠브로타가 슬라이딩하며 걷어낸 볼을 페널티박스 외곽 정면으로 흐르자 뛰어들며 오른발 아웃프론트킥으로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을 뿜어 승부를 결정지은 천금의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로써 맨U는 지난 23일 원정 1차전(0-0)을 합친 스코어에서 1-0으로 승리, 지난 1998-99년 ‘트레블(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FA컵 3관왕)’ 시즌이후 9년 만에 다시 대망의 결승에 오르며 역사상 올-잉글랜드 결승전을 만들어냈다. 맨U의 결승상대는 30일 벌어지는 첼시와 리버풀의 2차전에서 가려지는데 양팀은 1차전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었다.
예상대로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지난주 원정 1차전에 비해 움직임이 훨씬 더 경쾌했고 전 그라운드를 누비며 수비에서 공격까지 팀의 활력소 역할을 유감없이 해냈다. 특히 웨인 루니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주로 측면을 누비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카를로스 테베스와 함께 투톱으로 올라서자 박지성의 활동반경이 훨씬 더 넓어졌고 인상적인 플레이가 계속 이어졌다. 전반 20분에는 아깝게 추가골을 놓쳤다. 왼쪽 코너 근처에서 호날두가 가운데로 밀어준 볼을 뛰어들며 수비수 옆으로 빠져 골키퍼 빅터 발데스가 전혀 손쓸 수 없는 위치를 향해 논스탑 오른발 슛을 때렸는데 볼이 스치듯 반대쪽 골포스트를 벗어난 것. 알렉스 퍼거슨 맨U 감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쉬운 탄성을 내지른 장면이었다. 퍼거슨 감독을 흥분시킨 장면은 그 후에도 여러 번 있었다.
전반 40분에는 왼쪽에서 환상적인 크로스로 거의 2번째 골이 될 뻔했던 상황을 만들어냈다. 상대 왼쪽 사이드라인 인근에서 볼을 받은 박지성은 수비수 2명 사이로 면도날같이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는데 골문 정면에서 솟구쳐 오른 나니의 머리에 볼이 약간 빗맞아 반대쪽 포스트로 살짝 빗나간 것. 조금만 더 정확히 맞았다면 100% 골로 연결됐을 장면이었다.
‘산소탱크’ 박지성의 움직임은 후반에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워 계속해서 맨U의 골문을 위협한 ‘리틀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를 저지하는 수비수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며 후반 6분엔 중앙으로 위협적인 크로스를 찔렀고 12분엔 왼쪽에서 중앙으로 칼날같은 패스를 찔러줘 테베스의 단독찬스로 이어진 장면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에는 주로 수비에 치중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바르셀로나의 총공세를 끝까지 저지해냈다. 비록 맨U가 초반 선취골을 뽑아 1-0으로 앞서있었지만 만에 하나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긴다면 원정골 우선원칙으로 인해 결승티켓을 뺏기는 상황이었기에 마지막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살얼음판 혈투였다. 하지만 결국은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고 올드트래포드는 열광의 도가니로 화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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