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그룹 동방신기가 일본의 황금연휴를 붉게 물들였다.

동방신기는 5일 오후 일본 도쿄 사이타마 현 슈퍼아레나에서 펼쳐진 <동방신기 3rd 라이브 투어 ~T~>를 1만5,000명의 일본 팬들의 열띤 환호와 함께 했다. 때마침 4월말부터 이어지는 황금연휴도 팬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동방신기는 3월19일 요코하마에서 시작한 이번 투어를 통해 일본 8개 도시에서 17회 공연을 가지며 15만 여명의 일본 팬들과 만났다. 동방신기가 일본에서 데뷔한 지 불과 3년만의 성과다. 동방신기는 6일 마지막 공연을 하루 앞둔 5일, 일본에서도 유명 가수만이 할 수 있는 아레나 투어(1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아레나 공연장에서 갖는 순회 공연)를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있었다.

동방신기는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현란한 영상과 의상으로 꾸며진 오프닝 영상으로 공연을 힘차게 시작했다. 멤버들은 검은 선글라스와 애나멜 재질의 긴 코트 등 스파이를 연상시키는 차림으로 등장했다. 첫 무대를 <트릭(Trick)>으로 꾸미며 슈퍼 아레나를 가득 메운 1만5,000명의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동방신기는 <노 패인 노 게인>(No Pain No Gain)<추지 러버>(Choosey Lover) 등 댄스 곡 퍼레이드로 거침 없이 공연을 이어갔다. 팬들은 이에 화답하듯 일제히 기립해 동방신기의 상징색인 빨간색 봉을 흔들며 공연이 마칠 때까지 뜨겁게 반응했다.

이날 공연은 마치 동방신기가 1월과 4월 싱글 <퍼플 라인>과 <뷰티플 유>로 오리콘 주간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을 팬들과 자축하는 듯한 자리였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도 동방신기에게 첫 주간 차트 정상의 영광을 안겨줬던 <퍼플 라인> 무대였다. 순간적으로 공연장 천장에 매달려 있던 원형 LED가 무대 중앙으로 내려와 리프트와 함께 멤버들을 공중으로 띄웠다. 자체적으로 회전되는 중앙 무대는 멤버들이 공연장 전체의 팬들과 노래로 교감하는데 제격이었다. 객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퍼져 나온 것도 잠시, 더 큰 환호성이 공연장 전체를 뒤덮었다. 무대 뒷편에 마련된 대형 846인치의 화면은 동방신기의 작은 표정 하나도 놓치지 않으며 관객을 동화시켰다.

멤버들은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일본에서 최근 유행하는 ‘배수(倍數) 개그’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배수 개그는 1에서 10까지 세며 3의 배수 혹은 4의 배수에 유명인의 흉내를 삽입시키는 내용이다. 유노윤호는 현장에 와있던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 세끼네 쓰토무와 이소룡의 흉내를 섞어가며 관객의 큰 호응을 얻어냈다.

객석에 있던 야마다 씨는 “여자 친구가 동방신기의 팬이어서 함께 왔다. 보컬과 무대 매너가 훌륭했으며 일본어가 유창한 점이 가장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동방신기는 격렬한 춤과 열정적인 가창이 곁들여지는 <샤인><썸바디 투 러브><하이 타임><라이징 선> 등의 곡을 연달라 부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어지는 앙코르 무대에서도 <섬머 드림><뷰티플 유><투게더><러브 인더 아이스>를 부르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최강창민은 마지막 엔딩 무대를 앞두고 “일본에서 첫 무대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아레나 투어를 하게 돼 정말로 꿈같다. 모두가 여러분이 성원을 해 준 덕분이다”며 감격해 했다.

동방신기는 6일 일본 전국 아레나 투어의 대단원을 막을 내린 뒤 10일과 31일에는 각각 대만과 중국 상하이에서 공연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