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왼쪽)과 이호가 양쪽에서 우승트로피에다 키스를 하고 있다.
우승메달을 목에 건 채 트로피를 치켜들고 환호하는 김동진.
마지막 17분에 2골…레인저스에 2-0
아드보카트감독 생애 첫 유럽 우승
김동진 교체멤버로 1분여 뛰어…이호는 엔트리 제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챔피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팀 사상 처음이자 러시아 팀으론 4년 만에 2번째로 UEFA컵 정상에 등극했다.
제니트는 14일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시티오브 맨체스터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2007-08 UEFA(유럽축구연맹)컵 결승전에서 후반 27분 터진 이고르 데니소프의 결승골과 종료직전 인저리타임에 나온 콘스탄틴 주리아노프의 쐐기골을 묶어 사실상 홈팀이었던 레인저스(스코틀랜드)를 2-0으로 제압하고 팀 역사상 첫 유럽무대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제니트의 코리안 듀오 가운데 김동진은 후반 45분 교체멤버로 투입돼 1분여 남짓한 짧은 시간을 뛰는데 그쳤지만 차범근 현 수원 삼성감독이 지난 1988년 바이엘 레버쿠젠 멤버로 팀을 UEFA컵 정상으로 이끈데 이어 20년 만에 다시 UEFA컵 결승무대를 누빈 코리언이 됐다. 반면 미드필더 이호는 이날 경기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우에서 내려온 레인저스 서포터스가 경기장 안팎은 물론 맨체스터 시 전체를 가득 메운 가운데 펼쳐진 경기에서 제니트는 초반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으나 수비벽을 두텁게 쌓고 역습작전으로 나선 레인저스의 저항은 견고했다. 전반 37분에야 스티븐 휘태커가 첫 슈팅을 날릴 정도로 수세로 일관한 레인저스는 전반 종료직전 수비수 커크 브로드풋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손으로 건드렸으나 스웨덴 주심이 호각을 불지 않아 실점 위기를 면한 뒤 후반 초반 역습으로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만들었다. 스티븐 데이비스의 스루패스를 받은 장 클로드 다르셰빌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발끝에 걸려 이날 가장 좋은 찬스를 놓쳤다.
제니트는 데니소프가 자기 페널티박스에서 손으로 볼을 건드렸으나 역시 주심이 경기를 그대로 진행시켜 잇달아 아찔한 순간들을 넘긴 뒤 다시 주도권을 되찾았고 후반 27분 마침내 승부를 가른 결승골을 뽑아냈다. 데니소프가 안드레이 야르샤빈과 2대1 패스를 통해 레인저스 수비벽을 돌파한 뒤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굳게 닫혀있던 레인저스의 골문의 빗장을 활짝 열어 제치는 선제골을 터뜨린 것. 다급해진 레인저스는 만회골을 위해 총 반격에 나섰으나 마음만 다급했을 뿐 제니트의 골문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총공세로 허술해진 후방이 종료직전 인저리타임에 뚫리며 주리아노프에게 쇄기골을 내주고 무너지고 말았다.
’승장‘ 아드보카드 감독이 레인저스 주장 배리 퍼거슨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생애 처음으로 유럽 정상정복에 성공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살면서 이런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팀의 플레이는 우승 자격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니트 플레이메이커 야르샤빈은 “우리가 처음부터 경기를 지배했고 공격적이었다”면서 “우리가 상대 골문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이길 것을 자신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지난 2005년 CSKA 모스크바가 UEFA컵에서 우승, 러시아팀으론 사상 첫 유럽정상에 오른 뒤 4년만에 다시 UEFA컵 정상에 복귀했다. 러시아의 최고 권력자인 블라드미어 푸틴 총리도 이날 경기후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우승을 축하했다. 반면 지난 1972년 지금은 사라진 컵 위너스컵에서 우승한 이후 36년 만에 유럽정상을 꿈꾸던 레인저스팬들은 이날 경기장의 ⅔를 점령하고 또 다른 10만여명이 맨체스터 시내에서 대형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봤으나 결국은 뼈아픈 패배로 끝나자 허탈하게 스코틀랜드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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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왼쪽)과 이호가 양쪽에서 우승트로피에다 키스를 하고 있다.
김동진이 우승을 알리는 종료휘슬이 울리자 동료들에게 뛰어오르며 환호하고 있다.
’승장‘ 아드보카드 감독이 레인저스 주장 배리 퍼거슨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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