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2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맨U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 박지성 왜 뺏을까
“하그리브스 컨디션 너무 좋아서”
후보명단서도 빠진 것은 납득 힘들어
“이럴 수가….”
경기시작 약 45분전에 발표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의 스타팅 11에 ‘13번 박지성’은 보이지 않았다. 7명의 후보선수 명단에도 포지션 경쟁자 라이언 긱스의 이름은 있었지만 박지성은 없었다. 8강 1차전부터 8강과 4강전 4경기를 모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고 이번에도 선발출장이 유력시됐던 선수가 후보명단에서도 빠지는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이 됐다. 현지언론도 박지성이 아예 엔트리에서 빠진 것이 가장 놀라운 변화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알렉스 퍼거슨 맨U 감독은 “우승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경기직전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 힘든 결정이었다. 박지성은 올 시즌 팀을 위해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 결승에 뛸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승리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오언 하그리브스의 몸 상태가 상당히 좋았다. 현재 그의 컨디션은 최고”라며 이날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하그리브스를 박지성의 결장과 연결시켰다. 수비형 중앙 미드필더인 하그리브스는 이날 연장까지 120분을 풀타임으로 뛰며 나름대로 제 몫을 했지만 퍼거슨 감독의 기대처럼 안상적인 경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더구나 설사 하그리브스를 선발로 내보낸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해도 박지성을 교체멤버에서조차 뺀 것은 전혀 이해하기 힘들었다. 루이스 나니나 안데르손, 대런 플레처 등이 벤치에 앉은 반면 박지성이 제외된 것은 납득이 쉽지 않다. 특히 이번 대회 거의 출전하지 않은 플레처가 후보명단에 포함된 것은 석연치 못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승 출전 무산 아쉽지만… 팀 우승에 만족한다”
맨U 박지성 “몸엔 이상없어” 부상설 일축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뛸 것으로 기대됐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7)은 경기에 못나간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소속팀의 ‘더블’ 달성으로 만족한다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첼시와의 결승전에서 엔트리에 들지 못한 박지성은 경기 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팀이 우승해 기쁘고 만족한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현지 영국언론들의 선발 출격 예상과 달리 교체 멤버로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결장했다. 경기 시작 1시간전에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결장을 통보받은 박지성은 “몸 컨디션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말해 부상으로 결장했을지 모른다는 항간의 추측을 일축했다.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까지 4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볐고 올 시즌 선발 출격한 14경기에서 소속팀이 13승1무를 올리며 ‘지성이면 필승‘ 등식을 만들어낸 박지성의 결장은 예상 밖의 충격.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직전 엔트리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지난 수주간 오언 하그리브스의 몸 상태가 워낙 좋았다. 너무 힘든 결정이었다. 박지성은 올 시즌 팀을 위해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박지성 제외결정 배경을 밝혔다.
박지성 응원차 경기장을 찾았던 고승환 대한축구협회 대외협력국장은 경기 직전 맨U 관계자로부터 박지성이 벤치에 앉지 않고 정장차림으로 스탠드에서 경기를 볼 것이라는 결장사실을 전해들었다.
맨U의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가 왼쪽으로 다이빙하며 오른쪽으로 향하는 볼을 바라보고 있다. 주장 존 테리(26번)가 킥한 이 볼이 네트에 꽂혔다면 첼시가 우승했겠지만 불행하게도 테리가 킥하는 순간 미끄러지며 볼이 오른쪽 골대를 스치고 빗나갔고 결국 첼시는 7번째 킥을 미스하며 통한의 눈물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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