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웨슬리 스나이더가 멋진 오른발 발리슛으로 뛰어나온 이탈리아 골키퍼 쟌루이지 부폰의 옆을 꿰뚫는 2번째 골을 터뜨리고 있다.
유로 2008 축구
이탈리아, 네덜란드에 0-3 참패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의 비수같은 카운터어택에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빗장수비’가 무참하게 뚫렸다.
9일 스위스 베른에서 벌어진 2008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2008) 사흘째 C조 예선경기에서 네덜란드는 전반 26분 루드 반 니스텔루이의 선취골과 31분 웨슬리 스나이더의 추가골, 그리고 후반 34분 수비수 지오반니 반 브롱크호르스트의 쐐기골을 묶어 현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7게임동안 단 2골을 내주며 우승컵을 치켜들었던 이탈리아는 이날 단 1게임에서 그보다 더 많은 3골을 내줘 대회 출전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했을 뿐 아니라 ‘죽음의 조’로 불리는 C조에서 강호 프랑스 및 루마니아와 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예선탈락의 악몽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프랑스와 루마니아는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경기 후 네덜란드의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은 “오늘 못 뛴 선수는 하나도 없었다”면서 “역사적인 위업이다. 상대는 월드챔피언 이탈리아였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이탈리아 골키퍼 쟌루이지 부폰은 “지난 12년간 최악의 경기였다”면서 “팀 전체를 대표해 모든 이탈리아 팬들에게 사죄한다”고 고개를 떨궜다.
30세 이상 선수가 9명이나 되고 독일월드컵 우승의 주역인 주장 파비오 칸나바로는 대회직전 부상으로 목발을 집고 벤치에 앉은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는 느리고 약해 네덜란드의 전광석화같은 플레이 앞에선 빗장 떨어진 대문이나 마찬가지였다. 마르코 마테라치와 안드레아 바르자글리가 지키는 중앙수비라인은 경기내내 예리한 ‘오렌지 어택’에 그야말로 뻥뻥 뚫렸다. 네덜란드는 26분만에 반 브롱크호르스트가 강하게 찬 볼을 골문 앞에 서 있던 반 니스텔루이가 오른발로 방향만 바꾸며 선취골을 뽑아낸 뒤 불과 5분 뒤 위험천만한 실점위기부터 시작된 전광석화같은 역습으로 승기를 잡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반 브롱크호르스트는 자기 골문앞 골라인에서 이탈리아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걷어낸 뒤 곧바로 뛰쳐나가 왼쪽 미드필드에서 오른쪽 골라인 쪽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더르크 쿠이트가 머리로 떨어뜨려주자 뛰어들던 스나이더가 논스톱 오른발 발리슛으로 이탈리아 골문을 꿰뚫었다.
그 다음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지키는 에드윈 반 데 사르 차례였다. 사력을 다해 반격을 노리는 이탈리아의 위협적인 슈팅을 잇달아 신들린 선방으로 막아냈다. 특히 후반 33분 안드레아 피를로의 미사일같은 프리킥을 다이빙하며 쳐낸 뒤 곧바로 이어진 역습에서 네덜란드는 교과서같은 역습으로 이탈리아 수비진을 허물고 반 브롱크호르스트의 헤딩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3번째 골을 터뜨렸다. 네덜란드가 이탈리아를 꺾은 것은 지난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2-1로 이긴 이후 30년만에 처음이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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