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반 페르시(왼쪽)가 2번째 골을 터뜨린 뒤 루드 반 니스텔루이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08 유럽축구 챔피언십
이탈리아 완파 이어 4-1 승리
‘죽음의 C조’공포의 팀으로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2008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2008)에서 ‘공포의 팀’으로 떠올랐다. 첫 경기에서 현 월드컵 챔피언인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2차전에선 월드컵 준우승팀인 ‘아트사커’ 프랑스를 4-1로 대파, 불과 2년전 월드컵의 우승, 준우승팀을 잇달아 스코어합계 7-1로 괴멸시켰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죽음의 조’로 불렸던 C조에서 파죽의 2연승을 거두고 조 1위로 8강행이 확정됐고 누가 뭐라 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됐다.
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처지가 딱하게 됐다. 이날 루마니아와 1-1로 비긴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나란히 1무1패로 승점은 물론 골득실과 다득점까지 똑같은 공동 꼴찌가 됐다. 이들은 오는 17일 C조 최종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는데 문제는 이 경기에서 이긴다고 8강에 오른다는 보장조차 없는 사실이다. 동시에 벌어지는 최종전에서 만약 루마니아가 이미 조 1위가 확정된 네덜란드를 꺾는다면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그냥 보따리를 싸야 한다.
네덜란드는 8강 이후를 생각해야 하기에 큰 의미가 없는 경기에 전력을 다할 필요가 없는 반면 루마니아는 사력을 다해야 할 경기다. 자칫하면 월드컵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나란히 예선탈락의 치욕을 맛보는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13일 스위스 베른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다시 한 번 칼날같이 예리한 패스웍을 앞세운 전광석화같은 카운터어택의 진수를 유감없이 선보이며 ‘아트사커’의 대명사 프랑스를 KO시켰다. 전체적인 공격빈도에선 프랑스가 다소 앞서는 듯 했으나 찬스를 살려내는 결정력에선 오렌지군단의 압승이었다.
이탈리아전과 똑같은 베스트11을 내보낸 네덜란드는 불과 8분만에 선취골을 뽑아냈다. 오른쪽에서 라파엘 반 데 바르트가 올린 코너킥을 더르크 쿠이트가 솟아오르며 헤딩으로 프랑스의 골문을 열었다. 기세가 오른 네덜란드의 움직임은 더욱 자신감에 넘쳤고 정교한 패스웍은 거의 예술적으로 ‘아트사커’ 프랑스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도 만만치 않았다. 중반 이후 시드니 고부, 플로랑 말루다, 프랑크 리베리가 잇달아 위협적인 슛으로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번번이 슛이 골문을 외면하거나 네덜란드의 철벽 수문장 에드윈 반 데르 사르의 선방에 막혀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후반 9분에는 말루다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티에리 앙리가 반 데르 사르와 정면으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으나 골키퍼 키를 넘기려고 살짝 찬 볼이 크로스바까지 넘어가 절호의 동점찬스를 놓쳤다.
프랑스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네덜란드는 특유의 번개같은 역습으로 후반 14분 추가골을 뽑았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아르옌 로번이 예리하게 찔러준 볼을 역시 교체멤버인 로빈 반 페르시가 골 지역 정면에서 왼발 논스톱슛으로 프랑스 골네트를 출렁였다. 프랑스는 후반 26분 오른쪽을 돌파한 윌리 사뇰의 크로스를 앙리가 뛰어들며 왼발로 방향을 바꾸는 슛으로 한 골을 만회, 한 골차로 육박하며 추격의 희망을 불태웠으나 네덜란드는 곧바로 채 십여 초도 지나기 전 웨슬리 슈나이더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받은 로번이 프랑스 진영 왼쪽을 돌파, 사각에서 대포알같은 왼발슛을 골 네트 천정에 꽂아넣으며 2골차 리드를 되찾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후 네덜란드는 종료 7분전 루드 반 니스텔루이의 날카로운 헤딩슛이 프랑스 골키퍼 그레고리 쿠페의 선방에 걸렸지만 후반 45분 슈나이더의 25야드 중거리슛이완벽하게 휘어져 프랑스 네트에 꽂히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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