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프랑스를 꺾고 8강행이 결정된 이탈리아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로빈 반 페르시가 후반 막판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뜨리고 있다.
유로2008 C조-프랑스에 2-0 ‘죽음의 조’탈출
네덜란드는 루마니아
신데렐라 꿈에 ‘찬물’
결국 프랑스가 ‘죽음의 조’에서 희생양이 됐고 월드챔피언 이탈리아는 기사회생했다. 2008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2008) C조 예선 최종전에서 이탈리아는 라이벌 프랑스(1무2패)를 2-0으로 누르고 대회 첫 승(1무1패)을 올리며 3전 전승의 네덜란드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반면 프랑스는 이번 대회 3경기에서 단 1골을 뽑아내는 데 그치며 조 꼴찌로 탈락, 월드컵 준우승국의 체면이 땅에 떨어졌다. 한편 같은 조의 루마니아(2무1패)는 주전급 선수들을 상당히 벤치에 앉혀 둔 네덜란드에 0-2로 완패해 이탈리아-프랑스를 제치고 8강에 오르려던 ‘대 반란’ 꿈이 좌절됐다.
17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2006 독일월드컵 결승 리매치로 펼쳐진 유로2008 C조 최종일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전반 안드레아 피를로의 페널티킥 선제결승골과 후반 17분 다니엘레 데로시의 프리킥 추가골을 묶어 전반 중반이후 10명으로 싸운 프랑스를 2-0으로 제압했다. 같은 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네덜란드가 루마니아를 꺾어준 덕에 조 2위로 8강에 오른 이탈리아는 D조 1위가 확정된 ‘무적함대’ 스페인과 4강 티켓을 놓고 운명의 한판승부를 펼치게 됐다.
불과 2년전 독일월드컵 결승에서 세계챔피언 자리를 놓고 겨뤘던 두 팀의 재대결이었지만 이날은 예선탈락이냐, 8강 진출 희망유지냐가 걸린 서바이벌 매치였다. 그나마 8강행 희망은 다른 경기에서 루마니아가 네덜란드를 꺾는 이변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세계 축구의 강호들의 대결인 만큼 우열을 점치기 힘든 경기가 예상됐으나 초반부터 분위기는 이탈리아 쪽으로 기울었다. 우선 경기 시작 10분만에 프랑스 대표팀의 주축인 플레이메이커 프랑크 리베리가 무릎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가면서 초반부터 명암이 갈렸다. 하지만 더 큰 타격은 24분에 왔다. 프랑스 수비수 에릭 아비달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은 이탈리아 스트라이커 루카 토니를 뒤에서 태클, 그 자리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것은 물론 페널티킥까지 내준 것. 페널티킥은 피를로가 차 넣었고 프랑스는 리드를 뺏겼을 뿐 아니라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싸워야 하는 이중의 핸디캡을 안게 됐는데 이는 역시 벼랑 끝에서 사력을 다하는 월드챔피언 이탈리아를 상대로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이었다. 승기를 잡은 이탈리아는 최전방의 토니를 앞세워 계속 프랑스 문전을 위협하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고 이겨야만 희망이 있는 프랑스도 필사적으로 맞섰으나 수적열세로 인해 효과적인 반격이 쉽지 않았다.
결국 승부가 완전히 기운 것은 후반 17분. 문전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데로시가 오른발로 강력하게 찼고 볼은 수비벽을 쌓고 있던 티에리 앙리의 발에 맞은 뒤 굴절돼 골키퍼가 다이빙한 반대쪽 골네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프랑스는 총 공세로 나섰으나 10명으로 이탈리아의 강력한 수비벽을 뚫기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영패의 수모를 면하지 못했다.
한편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각각 3-0, 4-1로 대파하고 이미 조 1위가 확정된 네덜란드는 이날 벤치멤버들을 대거 기용하고도 후반 클라스 얀 훈텔라르와 로빈 반 페르시의 연속골로 루마니아를 2-0으로 일축, 3연승으로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루드 반 니스텔루이와 웨슬리 스나이더 등 주전들을 상당수 벤치에 앉혀 둔 네덜란드는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뒤 후반 9분 얀 훈텔라르가 선취골을 뽑아 이탈리아팬들을 환호하고 만들었고 종료 3분전인 후반 42분 반 페르시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루마니아로서는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 막판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네덜란드는 8강전에서 18일 벌어지는 스웨덴-러시아전 승자와 4강 티켓을 다투게 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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