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전차군단’ 독일이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사상 첫 우승을 노리던 포르투갈의 꿈을 깨고 4강에 진출해 12년 만의 우승컵 탈환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독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스위스 바젤 상크트 야콥파크에서 치러진 대회 8강전에서 전반 22분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선제골과 전반 26분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추가골, 후반 16분 미하엘 발라크의 결승골을 앞세워 전반 40분 누누 고메스와 후반 41분 엘데르 포스티가의 연속골이 터진 포르투갈을 3-2로 힘겹게 물리쳤다.
특히 선제골을 터트린 독일의 슈바인슈타이거는 두 차례 차올린 프리킥이 모두 동료의 헤딩골로 이어지면서 1골 2도움의 특급활약으로 4강 진출의 견인차가 됐고, 발라크도 값진 두 경기 연속골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로써 1996년 대회에서 체코를 꺾고 마지막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독일은 26일 오전 3시 45분 크로아티아-터키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독일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퇴장명령을 받아 벤치에 앉지 못한 요아힘 뢰브 감독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장딴지 부상에서 회복한 루카스 포돌스키와 클로제를 전방 투톱에 내세운 4-4-2 전술로 포르투갈을 상대했다.
포르투갈은 누누 고메스를 원톱으로 좌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시망 사브로자를 배치한 4-2-3-1 전술로 맞섰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포르투갈이 잡는 듯 했다. 전반 3분 호날두의 왼쪽 측면 돌파와 전반 6분 고메스의 쇄도로 골을 노렸지만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중원싸움에서 우세를 보인 독일은 전반 22분 하프라인 왼쪽에서 삼각패스를 주고 받은 포돌스키가 왼쪽 측면을 돌파, 왼발로 땅볼 크로스를 올리자 중앙으로 뛰어든 슈바인슈타이거가 골 지역 정면에서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뚫고 오른 발로 볼의 방향을 바꿔 선제골을 터트렸다.
기세가 오른 독일은 전반 26분 포르투갈 미드필드 진영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슈바인슈타이거가 오른발로 차올리자 2006년 독일월드컵 득점왕 출신의 ‘헤딩머신’ 클로제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솟구쳐 오르며 머리로 추가골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창끝은 살아 있었다. 전반 40분 시망이 오른쪽 측면에서 대각선으로 내준 패스를 호날두가 잡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한 슛을 날렸다.
순간 독일의 골키퍼 옌스 레만이 왼손으로 잘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볼을 고메스가 왼발 슛으로 추격골을 터트리며 경기 분위기를 포르투갈 쪽으로 돌려놨다.
포르투갈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독일의 주장 발라크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동점골을 노리던 포르투갈의 공세를 잘 막아낸 독일은 후반 16분 미드필드 지역 왼쪽에서 따낸 프리킥을 슈바인슈타이거가 또 한번 키커로 나섰다.
슈바인슈타이거의 발 끝을 떠난 볼은 강하게 휘어져 들어갔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던 발라크가 첼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포르투갈의 수비수 파울루 페레이라를 살짝 밀친 뒤 헤딩슛으로 골 그물을 흔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포르투갈은 교체 투입된 루이스 나니가 후반 41분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포스티가가 헤딩골을 시도하는 등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결승골을 터트린 발라크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전반전부터 미드필더의 숫자를 늘려 상대를 압박했던 전술이 주효했다며 특히 우리는 전반전에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충분히 승리할 만 했다고 기뻐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당한 퇴장으로 최종전에 빠진 뒤 이날 1골 2도움의 활약을 펼친 슈바인슈타이거도 내가 실수를 했던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줘 팀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4강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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