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통 주최 시애틀 ‘남북음악의 밤’ 대성황
한인들 처음 접한 북악 음악·무용에 갈채
‘반갑습니다’ ‘삼천리 강산의 4계절’ 등 북한의 노래와 춤에 한인들의 조국통일 염원을 간절하게 담은 남북음악회가 시애틀에서 처음 열려 큰 성황을 이뤘다.
지난 21일 밤 워싱턴대학(UW) 미니홀에서 평통 시애틀협의회(회장 신광재)가 주최한 ‘남북음악의 밤’ 행사는 1~2층 객석을 가득 메운 한인들에게 생소한 북한의 음악과 무용을 선사했다.
1부 시작에서 박영민 페더럴웨이 시의원, 문혜숙 서북미문인협회장 등이 포함된 평통합창단이 ‘휘파람’ ‘산길’ ‘기러기 떼’ 등 남북한의 가곡을 선사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워싱턴주 음악인협회(회장 오혜원)의 김영희, 이수진, 최창수씨 등 회원들이 ‘고향의 노래’ ‘그리운 금강산’ ‘가고파’ 등 한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가곡을 선사했다.
하이라이트인 2부는 연변출신 성악가로 20년 전 한국에 귀화한 한국화씨가 첫 무대를 장식했다. 그녀는 신상옥-최은희 부부가 북한에서 제작한 영화 ‘춘향전’의 주제가 ‘사랑사랑 내사랑’을 바리톤 구광석씨와 함께 불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씨는 자신이 1987년 김정일의 초청으로 북한에서 30여 회 공연을 했다고 소개하고 당시 북한관리들이 자신의 이름이 ‘남조선의 꽃’을 의미한다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한씨는 북한노래를 부르는 대신 프로그램에 없는 ‘사랑은 생명의 꽃’ ‘님은 먼 곳에’ 등 한국 유행가를 멋들어지게 불러 청중을 즐겁게 해줬지만 주최측은 크게 당황했다.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출신의 피아니스트 김철웅씨는 리처드 클라이드만의 ‘가을의 속삭임’과 무대 전면 스크린에 비춰진 대형태극기를 배경으로 자신이 편곡한 ‘아리랑 소나타’를 우아하고 힘차게 연주,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음악회는 ‘피바다 가극단’ 등에서 활약했던 탈북 예술인들로 구성된 평양예술단(단장 마영애)의 숨가쁘게 이어진 마지막 공연으로 절정에 달했다.
‘새 처녀 시집와요’ ‘다시 만납시다’ 등 북한노래와 함께 경쾌한 무용이 청중의 눈을 사로잡았고 한옥정씨가 남과북의 노래를 모은 ‘찔레꽃 메들리’를 부르자 청중은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삼천리 강산의 4계절’에서는 4명의 여자무용수들이 무대 위에서 순식간에 각각 계절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처음으로 무대에서 북한 음악과 무용을 접한 한인들은 평양예술단의 빠른 음악과 현란한 춤에 매료돼 공연도중 곳곳에서 ‘너무 잘한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최영수(73, 시애틀)씨는 “처음 본 북한 예술공연이 너무 좋았다”며 “TV를 통해서 보기는 했지만 무대공연을 직접 보니 감정이 묘하다”고 덧붙였다.
마영애 단장은 공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시애틀공연은 처음이지만 청중의 폭발적인 반응이 너무 기뻤다며 “조국통일을 갈망하고 있다는 뜨거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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