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쐐기골을 터뜨린 스페인의 다비드 실바(위쪽)가 패스를 해준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러시아, 유로2008 결승 꿈 좌절
후반에만 3골 허용… 스페인에 0-3 완패
히딩크 또 ‘4강 징크스’에 눈물
‘히딩크 매직’은 4강전에서는 통하지 않나 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네덜란드), 2002년 한일월드컵(한국), 2003-04년 유럽챔피언스리그(PSV 아인트호벤)에 이어 4번째로 거스 히딩크가 이끄는 팀이 세계 축구 메이저대회 4강에서 돌풍행진을 멈췄다.
26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펼쳐진 2008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2008) 준결승 경기에서 히딩크의 러시아는 ‘무적함대’ 스페인에 후반에만 3골을 내주고 0-3으로 완패,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8강전에서 막강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상대로 인상적인 승리를 따낸 러시아였지만 공격에선 비수처럼 날카롭고 수비에선 철통같이 탄탄한 모습을 보인 스페인을 상대로는 별다른 저항도 못해보고 맥없이 무너졌다. 스페인은 후반 5분만에 사비의 선제골로 포문을 열었고 후반 28분 다니엘 구이사, 37분 다비드 실바가 연속골을 터뜨려 조별리그에 이어 다시 한 번 러시아를 3골차로 무너뜨리며 확실한 우위를 입증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1984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국제대회 결승에 진출했고 오는 29일 펼쳐질 결승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1964년이후 44년만에 정상복귀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대회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유일한 팀인 스페인은 생각보다 손쉽게 ‘히딩크 매직’을 잠재웠다. 러시아 돌풍을 주도한 투 톱 중 하나인 안드레이 아르샤빈은 경기 내내 스페인 수비수의 철벽마크에 꽁꽁 묶여 자취를 찾아보기조차 힘들었다. 최전방에 포진한 로만 파블류첸코는 몇 차례 스페인 문전을 위협했으나 골로는 연결시키지 못했다. 러시아는 이날 완전히 미드필드의 주도권을 뺏기는 바람에 네덜란드와의 8강전과는 달리 공격이 전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반면 스페인은 철통같은 미드필드 우위에 힘입어 경기흐름을 주도하며 전반 서지오 라모스와 페르난도 토레스, 다비드 비야, 후반엔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구이자, 실바 등이 돌아가며 탁월한 개인기와 스피드, 패스웍을 앞세워 시종 러시아 수비진을 곤경에 몰아넣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펼쳐진 경기에서 양팀은 초반 상대에 대한 탐색전으로 조심스럽게 출발했으나 점차로 스페인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전반 6분만에 비야의 패스를 받은 토레스의 터닝슛과 11분 비야의 30야드 중거리슛이 잇달아 러시아 골키퍼의 선방에 걸려 무산됐지만 스페인의 우세는 완연했다. 러시아는 15분 아르샤빈이 얻어낸 프리킥을 파블류첸코가 오른발로 강하게 찼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31분에도 파블류첸코가 페널티 아크 인근에서 위협적인 오른발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파블류첸코는 35분 문전에서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해 절호의 득점찬스를 잡았으나 왼발슛이 빗맞으며 땅을 쳤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스페인은 후반 5분만에 선취골을 뽑아냈다.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든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가 골 정면으로 낮고 강한 크로스를 찔러주자 완벽한 타이밍으로 뛰어들던 사비가 오른발을 정확히 볼에 갖다대 골키퍼 다리 밑으로 빠지는 첫 골을 터뜨렸다. 이후 스페인은 일방적인 기세로 러시아를 몰아쳤고 결국 토레스와 교체돼 들어온 구이사가 후반 28분 파브레가스의 절묘한 칩샷 패스를 맞아 오른발로 골키퍼를 넘기는 재치있는 슛으로 추가골을 뽑아 승기를 굳힌 뒤 37분에는 왼쪽에서 파브레가스가 밀어준 패스를 실바가 논스탑으로 차넣어 승부에 못질을 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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