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4년만에 다시 유럽 챔피언으로 등극한 스페인의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가 우승컵을 치켜들고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스페인의 페르난도 토레스가 독일 골키퍼 얀스 레만 위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무적함대’ 스페인 유로2008 패권
페르난도 토레스 전차군단 멈춰세운 결승골
독일에 1-0…‘무관의 제왕’꼬리표 떼어내
’무적함대’ 스페인이 44년만에 다시 유럽 챔피언으로 등극하며 지긋지긋한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떼어버렸다.
29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펼쳐진 2008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2008) 결승전에서 스페인은 전반 33분 터진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의 선제 결승골로 ‘전차군단’ 독일을 1-0으로 따돌리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지난 1964년 홈에서 개최했던 유럽챔피언십 우승이후 무려 44년만에 국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며 막강한 전력에도 불구, 번번이 국제무대에서 실망스런 결과만을 계속해온 징크스를 마침내 떨쳐버리는데 성공했다. 반면 통산 6번째 유로결승에 진출, 4번째 정상을 노렸던 대회 최다우승국 독일은 스페인의 탄탄한 방어막에 막혀 이렇다할 득점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무릎 꿇어 3번째 준우승에 그쳤다.
대회 최다골로 결국 득점왕에 오른 다비드 비야가 부상으로 빠진 스페인은 토레스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다비드 실바-세스크 파브레가스-사비 에르난데스-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2선에서 토레스를 지원하는 4-1-4-1 포메이션을 들고나섰으나 장딴치 부상으로 출전여부가 불투명하던 미하엘 발락을 선발출장시킨 독일을 상대로 초반엔 플레이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고전했다. 경기시작 4분만에 서지오 라모스의 패스가 인터셉트당해 위기를 맞았고 9분에도 토마스 히츨슈페르거에 위협적인 슈팅을 내주는 등 첫 10분여동안은 독일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이후 스페인은 서서히 미드필드에서 우세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고 독일 문전에 대한 본격 공세가 시작됐다. 14분 이니에스타의 패스가 수비수 크리스토퍼 메첼더의 발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향했으나 독일 골키퍼 얀스 레만의 선방에 걸렸고 23분에는 라모스가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토레스가 반대쪽에서 헤딩한 볼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다. 그리고 10분 뒤인 33분 마침내 결승골이 터졌다. 미드필드에서 사비가 독일의 수비라인 뒤쪽으로 볼을 내주자 토레스가 앞을 가로막은 독일의 왼쪽 풀백 필립 람의 몸 뒤쪽으로 뒤돌아 들어가 볼을 따낸 뒤 골문을 뛰쳐나온 레만이 슬라이딩하며 돌진하자 몸 위를 넘기는 오른발슛으로 반대편 골대 안쪽으로 볼을 꽂아 넣었다. 지난 시즌 리버풀에서 총 33골을 뽑아냈으나 이번 대회에선 조연역할에 머물러 있던 토레스는 순간적인 스퍼트로 람을 따돌리고 결승골을 꽂아넣어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100% 해냈다.
마침내 리드를 잡은 스페인은 이후 이탈리아식 지키는 축구 대신 오히려 계속 활기찬 공세를 유지하며 독일을 괴롭혀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금언을 직접 실천했다. 후반 8분 사비의 오른발 중거리슛과 9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실바의 왼발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지만 독일의 간남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독일은 후반 15분 발락이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슛이 골대를 살짝 빗겨간 것이 후반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고 케빈 쿠라니와 마리오 고메스 등을 후반에 교체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으나 스페인의 노련한 수비벽에 맞혀 변변한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스페인은 계속 된 공세로 후반 22분과 23분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으나 골키퍼 레만의 선방과 수비의 걷어내기로 추가골을 따내지는 못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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