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김(가지런이 치과 원장)
스케일링(Scaling)은 치아에 붙어있는 치태 및 치석을 제거하여 잇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시술이다. 그럼 치태 및 치석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양치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치석은 생기기 마련이다. 세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상적인 양치 시간인 3분을 해도 100% 닦아내기 쉽지 않다.
제거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와 침 성분 등이 합쳐져 치태(플라그)가 형성되고, 이것이 제거되지 않은 채로 오랜 기간이 지나면 돌같이 딱딱하게 굳는다. 이것을 치석이라고 한다. 치석은 치은 연상치석과 치은 연하치석으로 분류될 수 있다. 잇몸라인 위에 위치한 치석으로 눈에 보일 수도 있는 치석이 치은 연상치석이고, 잇몸라인 아래쪽에 위치한 치석으로 치아와 잇몸 사이에 위치해 있는 치은 연하치석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 이러한 치석들은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 치석이 생기면 주변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고, 잇몸이 내려가며 심하면 잇몸 뼈가 녹는다. 잇몸 뼈가 녹으면 이빨이 흔들리게 되는 풍치가 된다. 치아와 잇몸이 맞닿은 부위에는 작은 주머니 같은 낭(pocket)이 존재하는데, 이 부위에 치석이 생기면 겉으로는 잇몸이 잘 붙어 있는 듯 보여도 속으로는 주머니가 계속 커지며 염증이 발생한다. 치석이 심해 치주염으로 발전하면 깊게 위치한 치석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발생하기 전에 스케일링을 받으면 잇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예방치료인 스케일링을 잘못 알고 계신 이들이 많은데, 흔히 “스케일링 받았더니 이가 완전 못쓰게 됐다” 또는 “잇몸 사이가 벌어진다”고 말한다. 스케일링을 받고 이가 시리고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스케일링을 제때 하지 않아, 치석이 쌓이면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여 잇몸이 내려간다는 사실은 위에서 언급했다. 치아를 지탱하는 잇몸 뼈도 녹으므로 치아가 흔들린다. 잇몸이 내려가면 치아 뿌리가 노출된다. 그러나 치석이 시멘트처럼 치아 뿌리를 둘러싸고 있으므로 찬 음식에 시리지는 않는다. 잇몸 뼈가 녹아내려 치아는 흔들리지만, 역시 치석이 시멘트처럼 치아를 잡고 있으므로 흔들거리지 않는다. 따라서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제거하게 되면 치아 뿌리는 입 안으로 노출이 되어 찬 음식에 시리고, 치아는 흔들거리게 된다.
그러면 이가 시리고 치아가 흔들린다 해서 치석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어떻게 될까? 잇몸은 계속 내려가고, 뼈는 계속 녹아 내려서, 결국 이가 저절로 뽑힌다. 설마 저절로 뽑힐까 하는 이들이 있는데, 실제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치과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하겠다. 일 년 동안 목욕을 안 했다고 가정해 보자. 온 몸에 때가 덕지덕지 낀다. 가렵고 온 몸에 피부병이 생긴다. 그렇지만 때가 피부를 덮고 있으므로 춥지는 않다. 목욕을 갔다 온 후에는 때가 다 없어졌지만, 목욕탕을 나오면 굉장히 춥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목욕을 안하겠는가? 스케일링도 마찬가지이다.
치아의 때를 벗겨내는 기분으로 6개월에 한 번씩 받으면 잇몸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진다. 잇몸이 내려가고 뼈가 녹아 시리고 흔들리기 전에 미리미리 받으면, 시리거나 흔들릴 이유가 없다. 차를 아끼는 이들은 세차를 자주 한다. 치아는 차보다 훨씬 오래 쓰고, 중요한 것이다. 미국의 한 심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에 이가 하나씩 빠질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가 친자식을 잃는 스트레스와 동일한 수치를 나타냈다고 한다. 치아를 자식처럼 아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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