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이 단독찬스에서 쏜 슛도 온두라스 골키퍼에 걸리고 말았다. <연합>
온두라스에 1-0 이겼지만…8강 탈락
카메룬, 이탈리아와 비겨 조 2위 확정
기적은 없었다. 올림픽 사상 첫 메달도전에 나섰던 한국축구가 1차목표인 8강 진출에도 실패하고 짐을 쌌다.
13일 새벽(LA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진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최종 3차전에서 한국은 김동진의 결승골로 중미의 온두라스를 1-0으로 눌렀으나 같은 시간 벌어진 D조 다른 경기에서 이탈리아와 카메룬이 0-0으로 비김에 따라 이날 승패여부와 관계없이 조 3위로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은 1승1무1패로 대회를 마쳤고 이탈리아(2승1무)와 카메룬(1승2무)이 1, 2위로 8강에 올랐다.
2차전에서 이탈리아에 0-3으로 완패하는 바람에 자력으로 8강에 오를 길이 봉쇄된 한국은 이날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1골차로 잡아줄 경우 온두라스를 3골차 이상으로 꺾으면 8강에 오를 수 있다는 실낱희망을 안고 필드에 나섰으나 결국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공격 앞으로’를 외치며 초반부터 파상공세로 온두라스 골문을 맹폭했으나 전반 중반 딱 한 골을 뽑아낸 것 외엔 더 이상 골문을 열지 못했고 오히려 온두라스의 역습에 아찔한 순간을 여러 번 넘긴 끝에 이기고도 고개를 떨군 채 경기장을 나서야 했다. 사실 결과적으로 카메룬이 이탈리아와 비겼기에 한국이 아무리 많은 골 차로 이겼어도 아무 소용없었다.
한국은 박주영-이근호를 투톱으로 포진시키고 측면돌파로 공격을 풀어갔으나 온두라스의 저항은 매서웠다. 경기시작 2분만에 라몬 누네스에게 위협적인 왼발슛을 내줘 가슴을 서늘해지는 경험을 한 한국은 13분에도 루이스 로페스에 위험한 장면을 허용했으나 슛이 높아 실점을 모면했다. 이후 한국은 전반적으로 주도권을 잡고 상대를 몰아쳤으나 가능한 빨리 첫 골을 뽑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답답한 흐름만 이어졌다.
하지만 전반 23분 김동진이 마침내 골을 터뜨리며 한국에게도 희망이 오는 듯 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김동진은 이근호의 재치있는 힐 패스를 뛰어들여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으며 기적을 꿈꿀 가능성을 열었다. 다득점을 향한 물꼬가 터진 듯 했으나 온두라스도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오히려 전반 38분 한국 수비수의 실책에 편승. 에밀 마르티네스는 단독드리블 찬스를 잡았으나 슈팅한 볼이 골키퍼 정성룡의 가슴 한복판으로 향하는 바람에 동점골을 놓쳤다.
한국은 후반 교체투입된 조용철이 잇달아 좋은 찬스를 잡았으나 골로는 연결시키지 못했다. 후반 1분여만에 터진 그의 슛은 골문을 가로질러 반대쪽 골포스트를 빗나갔고 잠시 후에는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슛한 볼이 골키퍼 오벳 에나모라도에 걸렸으며 후반 33분에서 20m 중거리슛이 에나모라도의 선방에 걸렸다.
박성화 감독은 후반 중반이후 백지훈, 김근환을 잇달아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종료직전 김근환의 회심의 슛이 골대를 외면하는 등 추가골 사냥엔 실패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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