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꺾고 통산 3번째 올림픽 정상에 오른 미국 선수들이 성조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연장 전반 로이드 결승골…브라질에 1-0
1년 전 월드컵 준결승서 당한 참패 설욕
미국 여자축구가 숙적 브라질을 꺾고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미국은 21일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축구 결승전에서 연장 전반 터진 칼리 로이드의 결승골에 힘입어 브라질을 1-0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미국은 이날 전후반 90분을 팽팽한 공방전 끝에 득점없이 마치고 연장에 들어간 뒤 연장 전반 6분만에 로이드가 브라질 페널티박스 왼쪽 코너지점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강력한 왼발슛으로 천금의 결승골을 뽑아내 승리를 따냈다. 미국은 앞서 연장 전반 3분에도 에이미 로드리게스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물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으나 골키퍼 키를 넘기려고 시도한 칩샷이 골키퍼 손끝에 걸려 완전한 득점찬스를 날려 승운이 따르지 않는 듯 했으나 곧바로 3분여 뒤 로이드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환호했다.
이로써 미국은 약 1년전 역시 중국에서 펼쳐진 여자월드컵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당한 0-4 참패를 설욕했으며 지난 1996년 애틀랜타대회와 지난 2004년 아테네대회에 이어 통산 3번째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미국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던 브라질은 올림픽 결승 리턴매치에서 FIFA ‘올해의 선수’인 마르타와 크리스티나 등 세계 여자축구 최고스타 2명을 앞세워 첫 금메달을 노렸으나 끝내 미국의 철벽수비를 뚫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FIFA 세계랭킹 1위임에도 불구, 이날 경기에서 미국은 ‘언더독’이었다. 바로 1년전 월드컵에서 브라질에 당한 참패의 상처는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았기 때문.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팀의 주득점원인 간판스트라이커 애비 웜백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치명타를 입었던 미국은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노르웨이에 0-2로 완패하며 출발부터 삐끗, 금메달 희망은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심기일전으로 전열을 정비한 미국은 이후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4강전)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라 난적 브라질마저 꺾고 여자축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4개 올림픽 중 3개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사실 미국의 우승에는 운도 따라줬다. 첫 경기에서 미국을 눌렀던 노르웨이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에 1-5로 어처구니없게 참패하는 바람에 미국은 조 1위로 8강에 올라 결승까지 무난한 대진표를 받아든 것. 만약 노르웨이가 일본과 최소한 비겼더라면 미국은 조 2위로 올라가 브라질과 8강, 독일과 4강에서 만나야 했고 이렇게 됐더라면 결승까지 올라오기가 극도로 어려울 뻔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막판 실족으로 미국은 대신 캐나다, 일본 등 상대적으로 손쉬운 팀들을 상대로 8강, 4강전을 치르는 행운을 선물받았고 결국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저력을 발휘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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