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TV 보도를 보니 연방준비은행 이사장과 재무장관이 연방 상하원의원들에게 현 금융위기를 설명하자 방안에서 공기가 쫙 빨려나간 듯 침묵이 흘렀다고 한다. 아마도 그들 모두 1930년대 대공황이 떠오르고 미국 경제가 무너지는 듯한 느낌도 가졌을 것이다.
1930년대 대 공황은 어떠했는가. 농산물 가격거품이 연결된 금융시장 대란으로 9,000개의 은행이 넘어지고 국민총생산량은 29%가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25%에 달했다. 그리고 1932년 실질투자는 1929년에 비해 83.6%나 줄었다 한다. 일자리가 없으니 임금수준도 20.6%가 떨어졌다. 그래서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사진을 보면 6.25 피난시절 사진을 보는 것 같다.
그런데 21세기 세계에서 금융질서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 어떻게 금융대란이 일어났을까? 그 처음은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 다운페이먼트가 극히 적은 모기지를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를 따라서 전형적 서브프라임 융자회사 뿐 아니라 많은 은행들이 융자조건을 쉽게 하고 다운페이가 적어도 융자를 해주었다. 그리고 그러한 모기지 상품 여럿을 묵어서 모기지 블록으로 만들어 투자 안정성이 높아진 것처럼 금융시장에 팔았다.
이어 금융회사들은 서로가 담보를 해주는 형식으로 모기지 블록의 신용도를 높여서 장기적 수익성이 있는 금융상품으로 팔거나 자기 자산으로 갖고 있었다. 장기적 수익 보장 금융상품이 필요한 기관은 국채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모기지 블록을 사들였고 더 높은 안정성이 필요하면 보험에 든 것이었다. 그리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전에는 말썽이 없었다.
원래 부동산이란 시장가격에 대한 신축성이 매우 적다. 수요가 많을 때는 공급이 이에 맞출 수가 없어 값이 뛰게 되고, 팔려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을 내려도 사려는 사람은 정해져 있어서 부동산은 안 팔리게 된다. 그래서 부동산은 값이 뛸 때는 급히 오르고 값이 내릴 때는 많이 떨어지게 된다.
주택소유주가 월 융자불입금을 못 내게 되면 집을 팔아야 되는데 집값을 내려도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더구나 융자액이 집값 보다 높으면 어떻게 되는가. 사람들은 집을 버리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이러한 일이 수없이 일어나면 어떻게 되나. 컨트리와이드가 문을 닫은 것은 이러한 결과이다.
이들 모기지 블록을 샀거나 담보를 해준 금융회사들은 어떻게 되나. 기대했던 이자수익은 없어지고 상당량이 차압 대상이라면 모기지 블록의 가치는 폭락하게 된다. 그 결과로 투자은행들은 파산하거나 헐값에 팔려 나갔다.
이번 사태는 레이건 대통령이 자유주의 경제의 큰 틀을 만들었고, 클린턴 대통령이 금융시장의 기본 규제를 풀었으며 부시 대통령이 규제를 더욱 완화시킨 게 근본 원인이라는 설이 있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다. 정부는 급한 대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필요한 돈이 7,000억달러라고 했다. 미국의 경제와 국민 모두의 생활터전의 존폐가 걸린 사안을 두고 정치적 식견이나 경제정책 이론의 차이로 왈가왈부할 시간의 여유는 없다.
권대원
KAFT.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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