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4일 미국의 대통령선거일이다.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생각하면 차기 대통령의 국가 운영도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 입장에서는 큰 관심거리로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날은 중요한 날이다. 우리와 거리가 먼 대통령선거만 치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와 아주 밀접하고 가까운 그리고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여러 가지 선거도 함께 치러지기 때문이다.
가령 한인커뮤니티와 중국인커뮤니티가 중심이 되어 펼치고 있는 동성혼 합법화 반대 주민 발의안(프로포지션8)의 찬성여부가 그것이다. 역사를 왜곡한 요코이야기를 초등학교 교재로 채택하려는 쿠퍼티노 디스트릭 교육위원들에 대한 제재가 그것이고, 2년 전 실리콘밸리 한미상공회의소(당시 회장 알렉스 허, 이사장 택 장변호사)가 중심이 되어 노력했던 산타클라라 한인 타운 결정을 반대했던 시의원들에 대한 심판이 그것일 것이다.
이글을 쓰기위해 지나간 취재수첩을 다시 들춰봤다. 2006년 8월23일 한인 타운 조성 건의서와 약 3,600명에 달하는 한인들의 연대서명서를 산타클라라시당국에 전달한 것이 눈에 띈다. 패트리시아 메이핸시장과 에이미시의원, 도미닉시의원 등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노라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는 것도 적혀있다. 하지만 한인 타운은 7명의 시의원 중 3명이 적극 찬성을 해주었음에도 결과는 허망했다.
기자가 낡은 취재수첩을 다시 들춰보면서 이런 아픔을 새삼스레 상기시키게 된 것은 지난 14일 한미봉사회에서 실시한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투표에 관한 설명회’를 취재하고 나서이다.
이날 강사로 나온 제임스 김(한미봉사회 이사장)씨는 미국인의 잣대는 윤리가 아니라 표라는 말로 전체적인 강연을 함축시켰다. 이 말은 투표권을 행사할 경우 자연스레 힘은 생기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판에서는 똑같은 잣대가 적용이 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자신을 지지하지 않고 이름도 없는 후보를 위해 투표하고 지지하고 선거자금을 내는 1%를 향한 구애는 자신을 지지하는 40%나 50%에 속한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미국만의 특징이기도 한듯하다. 물론 그만큼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말일 것이다.
그럼 다시 돌아가서 산타클라라 한인 타운이 왜 거부를 당하게 되었을까를 자문해보자. 당연히 투표에 참여하는 한인들의 숫자가 극소수이고 한데 뭉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동포들의 숫자가 1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지만 투표인원은 4,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은 하나의 예를 든 것일 뿐 앞으로 우리들이 보여준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또다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 적극적인 유권자등록과 투표참여로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들이 장벽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물론 경제가 힘들어서 먹고 살기도 바쁘고 자식교육에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출마하거나 내 주위사람이 출마하지 않는 ‘괜한 일’에 왜 신경을 써야 하느냐는 반문도 있을 법하다.
바로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우리들의 자식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면서 또 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유권자등록과 투표에 적극성을 보여야한다는 것이 답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 유권자등록을 하지 않은 한인동포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꼭 등록을 하고 투표를 통해 우리들의 의지를 보여주자. 유권자 등록은 20일로 마감된다.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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