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근호(왼쪽)가 UAE의 오바이드 카레이파 메스마리와 치열하게 볼을 다투고 있다.
‘레이스는 이제부터’
사우디-이란 원정 등 첩첩산중 기다려
북한도 다크호스로 치열한 4파전 예고
아직 갈 길이 멀다.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 속한 한국은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4-1로 쾌승을 거두고 조 선두로 올라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 본선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자명하다. 단 한 게임 완승에 도취해 전망을 섣불리 낙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한국을 비롯,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북한, UAE 등 5팀이 속한 B조에서 한국은 승점 3(1승1무)으로 사우디와 이란(이상 1승1무)은 물론 북한(1승1무1패)과도 동률을 이루고 있다. 단지 골득실에서 +3으로, +1에 그친 사우디와 이란, 0인 북한에 앞섰기에 1위일 뿐이다. 3연패를 당한 UAE를 제외하면 4팀이 2장의 본선티켓을 놓고 다투는 4대2 경쟁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한국축구가 그 동안 고전을 면치 못해온 중동의 양강 사우디, 이란과의 홈 앤 어웨이 4경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사실을 주시해야 한다. 사우디와 이란은 1차전에서 격돌, 1-1로 비긴 뒤 2차전에서 각각 UAE와 북한을 똑같은 2-1 스코어로 제압했다. 한국은 이들과의 4경기 외에 영원한 라이벌 북한과의 홈 경기와 UAE 원정경기가 남은 것을 생각하면 이제는 승리를 낙관할 만한 경기가 하나도 남지 않은 셈이다. 북한은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를 더 치렀지만 이미 이란과 UAE 원정경기를 1승1패로 끝낸 상황이어서 아직 중동에 발을 내딛지 않은 한국보다 불리할 게 없는 실정이다. 한국 역시 이들 원정에서 1승1패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아시아 B조 예선은 마지막 순간까지 이들 4강간에 물고 물리는 혼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골득실이 순위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월드컵 예선 순위는 승점-골득실-다득점 순으로 결정하며 이때까지도 순위가 갈리지 않으면 해당 팀간 맞대결에서 승점-골득실-다득점 순으로 또 우열을 비교하고 여기서도 판가름이 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추첨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결행하게 된다. 그 때문에 UAE에 거둔 3골차 승리는 한국에게 남은 기간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한국의 다음 경기는 다음달 19일 펼쳐지는 사우디와의 원정경기고 이어 내년 2월11일에는 이란과 원정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두말할 필요없이 남아공월드컵 본선행 노정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다. 이들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둔다면 본선행 8부능선에 오르는 셈이고 2연패를 당한다면 절대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현실적으로 최소한 2무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것이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역대 맞대결 전적을 살펴보면 한국은 사우디에 3승6무5패로 열세, 이란과는 8승5무8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이란에는 공식적으론 무승부로 기록되는 지난해 아시안컵 8강전 승부차기승을 포함, 최근 3경기에서 2무1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원정경기에선 사우디에 1승1무2패, 이란에 1무2패로 뒤져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은 55위로 이란(48위), 사우디(51위)에 뒤진다. 한국으로선 버거운 원정여행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한편 A조에서는 핌 베어벡 감독의 호주가 2연승으로 단독 선두로 나섰고 일본(1승1무)과 카타르(1승1무1패)가 승점 4점으로 2, 3위를 달리고 있다. 4, 5위인 바레인(1무1패)과 우즈베키스탄(1무2패)도 아직 승부를 포기하기엔 이르다. 최하위인 우즈베키스탄은 15일 강호 일본원정에서 1-1로 비기며 한가닥 희망을 되살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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