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입성, 첫 훈련에 앞서 러닝으로 몸을 푸는 한국축구 대표팀. <연합>
사막의 모래바람 19년 만에 잠재운다
‘사막의 모래바람 19년만에 잠재운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 대표팀 허정무호가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운명의 한판승부로 충돌한다.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3차전으로 양국 모두에게 월드컵 본선티켓을 향한 레이스에서 중대한 고비가 될 일전이다.
19일 오전 8시35분(LA시간) 사우디 리야드의 킹 파드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이번 경기 결과에는 최종예선 B조 선두자리가 걸려있다. 한국, 사우디, 이란, 북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5개국이 모인 B조에서 ‘3강’으로 꼽히는 한국, 사우디. 이란은 나란히 1승1무를 기록중이고 골득실에서 한국(+3)이 사우디와 이란(+1)에 앞서 선두에 올라있다. 한 게임을 더 치른 북한(1승1무1패)도 승점은 이들과 같은 3이니 3전 전패를 당한 UAE를 제외한 4팀이 상위 2팀에 주어지는 본선티켓을 놓고 박빙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1~4위가 승점이 같아 골득실을 따지고 있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1~2위간의 맞대결이니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상대인 사우디는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에게 항상 눈엣가시였다. 사막의 모래알처럼 껄끄럽기 그지없고 예측불허다. 특히 원정경기에선 일단 열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실력파다. 지난 19년간 한국을 상대로 무패행진(3승3무)을 달리고 있고 역대 상대전적도 5승6무3패로 앞서있다. FIFA (국제축구연맹)랭킹에서도 현재 52위로 한국(53위)보다 한 계단 앞서있다.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홈과 어웨이에서 모두 한국을 꺾었던 유일한 팀이 사우디다. 당시 한국은 두 게임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했었다. 한국은 지난 1989년 기억도 가물가물한 이탈리아월드컵 예선에서 2-0으로 승리한 이후 19년째 사우디를 이겨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어려운 도전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한국축구는 충분히 사우디에 쳐들어가 승리를 욕심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이다. 유럽무대에서 정기적으로 출장하고 있는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등 유럽파들의 가세로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고 2차전에서 UAE를 4-1로 완파하면서 사기와 자신감이 치솟아 과거 중동원정에 나섰던 어떤 대표팀과 비교해도 훨씬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두 기둥- 이영표(오른쪽)는 이번 사우디전에서 A매치 100번째 출전으로 영예의 센추리클럽에 가입하게 되며 박지성은 자신의 A매치 10호골을 노린다. <연합>
17일 처음으로 사우디 리야드에서 펼쳐진 훈련에선 일단 스타팅 11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날 합류한 박주영과 오범석, 그리고 전날 가세한 박주영이 빠져 완전한 라인업은 아니지만 이근호와 정성훈이 투톱으로 나서는 4-4-2 포메이션이다. 박지성은 왼쪽 날개쪽에서 중앙 전체를 휘젓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며 박주영은 후반 조커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안방에서 배수진을 치고 승점 3을 노리는 사우디는 한국과 같은 4-4-2 전형을 들고 나설 것으로 보이는 데 간판 스트라이커 야세르 알 카타니가 부상으로 빠질 전망이나 지난 2번의 평가전에서 3골을 뽑아낸 신예 스트라이커 나예프 하자지가 새로운 요주의 인물로 떠올랐다. 과연 허정무호가 중동의 거센 모래폭풍을 뚫고 난적 사우디를 넘어 7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향한 든든한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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