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성당‘실버 대학생’80명 학예발표회서 끼 맘껏 발산
영어 연극과 노래 이어
볼룸댄스로 하이라이트
시애틀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 산하 실버 대학생 80명에게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했다.
올 3월 처음 문을 연 뒤 봄과 가을 2학기 동안 매주 일요일 오후 기초영어와 노래교실ㆍ한국무용 등 14개 강좌를 수강한 이들은 30일 열린 종강식 학예발표회를 통해 ‘젊은 노인’의 끼를 맘껏 발산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영어발음이 좀 어눌하고 춤 동작과 박자가 조금 틀려도 전혀 흠이 되지 않고 오히려 관객들의 웃음과 박수가 쏟아지는 흥겨운 잔치 마당이었다.
학예발표회는 시애틀 명소를 설명하는‘시애틀 사랑을 위하여’라는 연극으로 막을 올렸다. 영어로 스페이스 니들ㆍ파이크 플레이스 마켓ㆍ마이크로 소프트 등을 설명하고 “시애틀에서 가장 좋은 교회는 어디냐”는 여행객의 질문에 “시애틀 성당”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경통이나 관절염에 좋다는 ‘새천년 건강체조’시범으로 노년기의 건강관리 요령을 펼쳐 보였고, 노래교실에서 배운 동요‘가을’을 열창하면서 늦가을의 정취를 뿜어냈다.
학예발표회의 하이라이트는 ‘볼룸 댄스’. 할아버지ㆍ할머니가 짝을 이뤄 탱고와 왈츠를 시연했는데 지원자가 너무 많아 팀을 나눠 4차례나 공연했다. 잘 아는 동료 신도일뿐 아니라‘내외’의식을 초월한 나이지만 다른 남녀의 손을 잡고 댄스를 시작할 때는 수줍음을 떨치지 못하는 표정이었는데, 신나게 탱고와 왈츠를 선보이고 나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종강식에선 23명이 일종의 개근상인 ‘안드레아 상’을 받았으며 복도에선 한지공예와 묵화전시회도 함께 열렸다.
실버대학 박우자 학장은 “일제시대에 태어나 독립과 한국전쟁, 그리고 산업화 일꾼으로 활동하다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죽는 날까지 공부하고 배우면서 눈부신 삶을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이사장인 정준섭 주임신부도 “대학에서 배운 것을 기쁘게 널리 알리는 것이 곧 복음”이라며 배움을 통해 노년기의 삶이 보다 윤택해지도록 당부했다.
대학측은 “장소나 시설 문제로 등록생이 80명 정도가 적정하지만 현재도 6명의 비신자가 등록해 있다”며 “적극 홍보는 하지 않고 있지만 60세 이상 한인이면 누구나 등록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내년 봄 학기 개강은 3월8일이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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