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앙리(가운데)는 지난 주 발렌시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탑 ‘킬러’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
오늘 운명의 한판승부
레알 마드리드 대 FC 바르셀로나.
유럽축구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불리는 ‘엘 클라시코(El Clasico)’ 더비가 13일 오후 1시(LA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누캄프 스테디엄에서 벌어진다. 2008-09시즌 처음으로 펼쳐지는 두 세계적 축구명가의 운명의 한판승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연패를 노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올 시즌 리그 선두를 질주하는 FC 바르셀로나의 대결은 양팀의 성적에 관계없이 언제나 세계 축구 최고 빅카드 중 하나다. 특히 이날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3연패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느냐 여부가 걸려 있는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8승2무4패, 승점 26으로 리그 5위를 달리는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11승2무1패, 승점 35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원정경기지만 승리가 절실한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비기는 한이 있더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져서는 안된다. 진다면 승점이 12차로 벌어지게 된다면 타이틀 방어의 꿈에는 작별 키스를 해야할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양팀의 사정을 살펴보면 레알 마드리드의 전망은 그다지 밝다고 할 수 없다. 지난 7일 세비야 FC와 14라운드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3-4로 무릎을 꿇어 2연패를 당한 뒤 베른트 슈스터 감독은 “이런 상태로 바르셀로나에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가 곧바로 해임되는 비운을 맞았고 지휘봉은 두 달전 토튼햄에서 해고된 후안데 라모스 감독에게 넘어갔다. 라모스 감독은 데뷔전인 지난 10일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H조 최종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으나 사실 진짜 시험대는 이날 바르셀로나 전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제니트전에서 2골을 터뜨린 ‘캡틴’ 라울과 중원사령관 라파엘 판데르 파르트, 부상에서 복귀한 아르연 로번이 바르셀로나 격파 선봉에 서고 ‘거미손’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와 수비수 파비오 칸나바로, 세리히오 라모스가 철벽 방어를 책임진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나서는 경기다.
하지만 누캄프를 채울 9만여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바르셀로나는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팀이다. 바로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에 안방에서 0-1로 덜미를 잡힌 데 이어 원정경기에서는 1-4로 참패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봤던 쓰라린 기억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제 그 빚을 돌려주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시즌 3위에 그쳤던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승승장구하고 있다. 정규리그 개막전이었던 누만시아와 경기에서 0-1로 졌지만 이후 13경기 연속 무패(11승2무)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C조 1위로 무난히 16강에 올랐다. ‘리틀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와 새무엘 에토오, 올 시즌 최고의 골잡이로 부활하고 있는 티에리 앙리가 나서는 바르셀로나 공격라인은 지금 가히 세계 최고급 파괴력을 자랑한다. 특히 앙리는 지난 6일 발렌시아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시즌 7골을 뽑아내며 그간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과 카시야스, 칸나바로, 라모스 등이 버티는 레알 마드리드 수비라인과 펼칠 용호상박의 ‘창 대 방패’ 대결은 전 세계가 기대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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