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리의 클락 카알라일(가운데 오른쪽)이 동료 마틴 패터슨과 토튼햄 로만 파브류첸코(오른쪽)의 사이에서 날카로운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장종료 2분 남기고 연속 2골로
2부 돌풍 번리 뿌리치고 생환
토튼햄 핫스퍼가 잉글랜드 2부리그팀 번리에 십년 감수한 끝에 행운의 승리를 거두고 리그컵인 칼링컵 결승에 진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패권을 다투게 됐다.
21일 번리 터프 무어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08-09 칼링컵 준결승 2차전 경기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토튼햄은 1차전 홈경기에서 거둔 3골차 승리(4-1)를 날리고 탈락하는 ‘봉변’을 당할 뻔했다. 이번 대회에서 풀햄, 첼시, 아스날 등 강호들을 줄줄이 깨고 올라온 번리에 전·후반 90분을 0-3으로 뒤지고 연장전으로 끌려가는 악전고투 끝에 패배일보직전에서 기적같이 살아 돌아왔다. 연장 후반 종료직전에 2골을 뽑아 이날 경기는 2-3으로 패했으나 두 게임 합계에서 6-4로 신승을 거둬 천신만고 끝에 결승티켓을 따냈다.
1차전 토튼햄 원정에서 1-4로 완패한 부담으로 이날 3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희망이 있었던 번리는 사실 절망적인 상황에서 경기에 임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거의 기적의 승리 일보직전까지 육박했다가 피니시라인을 눈앞에 두고 연속골을 내줘 뼈아픈 고배를 마셨다. 전반 34분 로비 블레이크의 프리킥골로 포문을 연 번리는 후반 28분 크리스 맥칸이 추가골을 뽑고 후반 43분 제이 로드리게스가 마침내 동점을 만드는 3번째 골을 뽑아 1차전에서 당한 1-4 열세를 지우고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두 경기 스코어 합계는 4-4.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였다면 원정골에서 1-0으로 앞서는 번리의 승리로 끝났겠지만 이번 대회는 동점일 경우 연장을 치른 뒤 그 다음에 원정골을 타이브레이커로 적용하는 것이 규정이었다.
결국 양팀은 연장전에 돌입했고 여기서 연장 후반 2분을 남길 때까지 추가골이 나오지 않자 번리의 거짓말 같은 역전 드라마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운명은 종료 2분을 남기고 또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연장 후반 13분 러시아 출신 스트라이커 로만 파블류첸코가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종료직전 저메인 드포가 모든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는 쐐기골을 터뜨려 드라마틱하게 결승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첼시를 2-1로 꺾고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토튼햄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U를 상대로 2년 연속이자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결승전은 3월1일 런던 웸블리구장에서 단판승부로 치러진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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