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퇴임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
한일월드컵 유치·성공적 개최 대표적 업적
1993년부터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었던 정몽준 회장이 22일 퇴임하면서 축구협회장 16년을 되돌아보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몽준 회장은 이날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회장으로 마지막 대의원총회를 주재한 직후 인터뷰에서 “16년간 맡아왔던 협회장 짐을 내려놓게 됐다. 부족했던 저를 도와줘 축구가 발전하는데 기여했던 많은 분께 감사를 드린다”며 운을 뗐다.
정 회장은 이어 “대표팀 감독은 독배를 마신다고 하지만 협회장도 어려운 자리였다”면서 “1993년 처음 협회장에 되고 미국 월드컵 예선 카타르 대회에서 우리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면 협회장에서 사퇴해야 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가 북한을 이기고 이라크가 일본과 무승부를 이끌어낸 ‘도하의 기적’ 덕분에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 상대였던 파라과이에 진 것을 가장 아쉬웠던 장면으로 꼽으며 “그때 (거스) 히딩크 감독이 박지성과 이영표를 보내주지 않았다. 히딩크를 만나 둘을 보내달라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FIFA 회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회장에 당선된다면 FIFA 본부가 스위스 취리히에 계속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당직을 맡은 상황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2011년까지 부회장 임기가 남아 있는 만큼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뭔가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3년 축구협회장에 취임해 네 번째 임기까지 마친 정회장의 재임기간동안 한국 축구는 눈부신 성장을 했다. 1994년 FIFA 부회장에 선출돼 국제무대에서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중추적 구실을 했고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어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권을 따내고 4강신화를 이뤄내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그의 대표적 업적이다. 물론 16년에 걸친 ‘장기집권’으로 인해 잡음도 피할 수 없었다. 축구계는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기업인 겸 정치인 이다보니 자신의 정치적 입지 구축에 축구를 이용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늘 따라 다녔다. 정 전 회장을 보좌했던 조중연 신임 회장이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포용을 통한 화합, 발전을 향한 변화’를 기치로 내건 것은 이 같은 축구계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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