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장 회의서 주요업종 대표들 불황실태 토로
세탁소ㆍ그로서리 매출 평균 30% 하락
“특별대책 없지만 한인업소 이용하자”
세탁소를 운영하는 A씨는 예년엔 하루에 두 번씩 기계를 돌렸지만 요즘은 이틀 치를 모아 한번만 돌리고 있다.
워싱턴주 한인 상공회의소(회장 김영민)가 26일 개최한 한인 경제단체장 회의에서 이창학 세탁협회장이 털어놓은 한인 세탁업계의 현황이다.
이 회장 말대로면 A씨 업소는 고객이 적게는 절반, 많게는 75%까지 줄었다. 매출이 줄었으니 집에 가져가는 생활비도 그 이상 줄어들었음은 불문가지다.
이 회장은 “워싱턴주가 불황의 여파를 늦게 받는다고 하지만 퓨짓 사운드 일원의 200여 회원업소들은 지난해부터 매출이 전체적으로 20~30%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매출이 줄어든데다 자재 값이 폭등해 실제 순익은 더 떨어졌다. 연방 상무부가 중국수입품 철제 옷걸이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내리면서 가격이 지난해 박스당 20달러에서 현재는 58달러로 치솟았다. 산술적으로 자재 값이 200% 가까이 폭등했으므로 순익도 그만큼 급감한 셈이다.
워싱턴주 한인 그로서리 협회 김성일 회장이 밝힌 주내 900여 한인 그로서리의 현황도 비슷하다. 김 회장은 “전체적으로 업소마다 예년에 비해 10~30%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등 대형 소매업체가 없거나 멀리 떨어진 시골지역은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가 덜하지만 이들 대형업체들이 인접한 도심지역은 타격이 훨씬 크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그는 “그로서리의 경우 20달러 이하의 생필품을 사러오는 고객들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경기영향을 덜 받아왔는데 이젠 사람들이 돈을 아예 쓰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던 사람들은 집값 하락 등 자산가치 손실에다 미래 수입도 불확실해지자 소비를 줄이고, 서민들은 돈이 바닥나 쓰지 못하는 것 같다고 참석자들은 한숨을 쏟아냈다.
한인업주들이 추후 매매를 고려해 통상적으로 매출액을 실제보다 늘리는 경향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인 업소들이 현재 겪고 있는 타격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불황의 끝이 안 보이는데다 특별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경제단체장 회의에 참석한 이하룡 총영사와 이광술 시애틀 한인회장은 “어려울수록 단결하고 단합하는 한민족의 기질을 발휘해 한인업소 이용하기에 나서 불황의 파고를 함께 넘어가자”고 당부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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