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장현재.박희숙.정현숙 작가
첼시의 아트게이트 갤러리에서 29일 시작되는 한국 여성화가 4인 초대전은 여러 가지 면에서 흥미있는 전시회다.
김현경, 장현재, 박희숙, 정현숙 4명은 자신의 분야에서 각각 30대, 40대, 50대를 대표하는 화가들로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실험적인 작품들로 이번 전시 이전에도 한 공간에 함께 자신들의 작품을 자주 선보였다. 이들은 또한 공통적으로 ‘메모리(김현경)’, ‘Somewhere(장현재)’,‘A tempo(박희숙)’, ‘Before & After(정현숙)’ 등 오랜 기간 동안 같은 제목의 연작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오고 있다. 뉴욕에서 열리는 그룹전에 한국의 참여 작가들을 모두 직접 만날 수 있는 것도 최근의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기회다.
자개와 진주를 소재로 한 정현숙씨의 작품은 직접 접해야만 그 화려하면서도 독특한 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지면을 통해서라면(특히 흑백이라면) 마치 박수근의 그림과 같은 질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그의 그림들은 실제로는 보는 각도에 따라 세심하게 변화하는 정교한 수공예품이다. 미술평론가 류석우는 ‘내 앞의 화가 내옆의 화가’라는 아트에세이집에서 “자개의 신비 속에 숨은 치열한 작가 정신”이라는 말로 정현숙의 작품 세계를 표현했다. 펜실베니아대학에서 MFA를 취득했고 현재 대진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박희숙씨는 ‘컨셉츄얼하면서도 미니멀적인’ 작품을 추구한다. 캔버스 위에 또 다른 캔버스로 겹을 만들고 검정, 빨강, 흰색 등 강력하면서도 단순한 원색을 입힌다. 박씨는 “패션디자이너로도 활동하고 있는 것이 다소 작품에 반영된다”며 “본질로의 회귀, 언제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장현재씨와 김현경씨는 모두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수묵화를 계속 그려왔다. 10년 이상 물과 돌, 꽃잎을 오브제로 한 연작을 발표하고 있는 장현재씨는 “한국화의 위기, 혹은 침체라는 말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지만 수묵이라는 재료가 갖고 있는 가능성은 정말 크고 표현할 수 있는 범위도 무한하다”고 강조한다.
김현경씨 역시 “동양화 혹은 한국화를 고리타분하게 취급하는 시각이 있지만 늘 가장 현대적인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왔다”며 참여 작가 중 가장 젊은 화가다운 패기와 실험 정신을 내비쳤다. 오프닝 리셉션은 29일 오후 6시부터. 전시는 2월 2일까지. 547 W. 27 St. (10&11 Ave) 212-695-8971. <박원영 기자>
29일부터 열리는 아트게이트 갤러리 4인 그룹전에 참여하는 작가 장현재(왼쪽부터), 정현숙, 박희숙,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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