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 시애틀문학상 신인 작가 10명 배출
“작품마다 외로움의 자화상 담아”
고단한 이민의 아픔과 외로움이 문학으로 승화했다.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지부(회장 김학인)가 지난 7일 시애틀 형제교회에서 창립2주년 기념식에 맞춰 시상한 ‘제2회 시애틀 문학상’수상자들이 전하는 소감에는 ‘상을 받는 기쁨’을 넘어서는 ‘지난했던 삶의 궤적’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문학이 다면적인 현실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듯 이들에겐 낯선 이국의 땅에 살고 있는 ‘이민’이란 삶의 환경이 문학의 소재가 됐던 셈이다.
‘낙엽 밟던 날’이란 응모작으로 시 부문 대상을 받은 40대 주부인 조정외씨는 “시 쓰기는 아픔을 나누는 친구와 같았으며, 시 쓰기를 통해 내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60대에‘이슬’이란 제목으로 수필 부문 대상을 받은 공순해씨는 “존재에 대한 절망과 상실감이 들어 중단했던 글을 다시 쓰려고 했을 때는 아집으로까지 여겨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글쓰기라는 ‘작은 오솔길’을 만들었고, 문우들과 함께 앞으로 이 길을 주저하지 않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차와 나’란 독특한 소재로 수필 부문 우수상을 받은 윤풍자씨는 “그 동안 내 마음에게 편지를 쓰면서 너무나도 슬프게 살아왔다”며 “한국으로 가고 싶었다”고 울먹여 가슴을 아리게 했다. 그녀는 “우리 아이들에게 축하로 뽀뽀를 받고 싶다”고 말해 힘든 이민자의 삶 속에서 유일한 버팀목이 가족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시상식에서 심사평을 한 김영호 시인(숭실대 교수)은 “많은 응모작에 삶의 고독한 여행으로 수척해진 상실과 외로움의 자화상이 반영돼 있었다”며 “심사하면서 우리 한민족의 흙 냄새에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문인협회 워싱턴지부가 걸음마 단계를 넘어 달리기까지 할 수 있는 두 살배기로 자라면서 1회 때에 비해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았다는 찬사도 잊지 않았다.
2007년 창립을 주도해 협회를 이끌어오고 있는 김학인 회장도 “어렵고, 외롭고, 쓸쓸한 이민의 삶 속에서 협회가 새로운 신인 작가 10명을 배출하며 이민 문학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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