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축구, 죽음의 중동 2연전 고비 1승1무로 성공 돌파
동점골이 터진 뒤 이란 관중들 앞에서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
아시아 최종예선 중간점검
A조는 호주-일본 양강 굳어져
11일 테헤란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제 7연속 월드컵 본선을 향한 최대 고비를 통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스케줄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고 아직 2, 3위와 승점 격차가 1, 2점에 불과해 아직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 가장 어려운 고비를 통과한 것은 분명하다.
한국은 현재 최종예선 B조에서 스케줄의 꼭 절반인 4게임을 소화한 가운데 2승2무, 승점 8로 선두를 지켰다. 아직도 4게임이 더 남아있지만 잔여 스케줄을 보면 본선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남은 4게임 중 3게임을 안방에서 치르게 되어 있고 1개의 원정경기도 이미 본선행 레이스에서 사실상 탈락한 조 최하위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상대여서 충분히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경기다. 남은 스케줄에서 2위 북한(2승1무1패, 승점 7)과 3위 이란(1승3무, 승점 6), 4위 사우디아라비아(1승1무2패, 승점 4)가 물고 물리며 서로의 발목을 잡는다면 손쉽게 본선티켓을 손에 넣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이처럼 청신호가 켜진 것은 물론 사우디와 이란, 두 중동강호와의 원정경기에서 1승1무로 승점 4를 확보하는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뒀기 때문. 사우디에서 이근호와 박주영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따내 ‘사우디 징크스’를 마감한 한국은 이란전에서 ‘테헤란 징크스’를 깨진 못했으나 그래도 무승부로 귀중한 승점 1을 챙겨 앞으로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게 됐다. 지옥의 중동원정 2연전에서 승점 4를 챙긴 것은 사실상 더 이상 욕심을 낼 수 없는 최고의 수확이다.
물론 마음을 놓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북한, 사우디, 이란은 하나같이 안방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들이다. 자칫 방심하다간 단 한 번의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승점 여유가 별로 없어 더욱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하지만 조짐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 앞으로 두 달여를 쉰 뒤 4월1일 북한과 홈 경기로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르며 6월6일 UAE 원정경기에 이어 10일과 17일 안방으로 사우디와 이란을 불러들여 최종예선을 마무리한다.
한편 A조에선 호주와 일본의 2강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4경기에서 6골을 뽑아내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철벽 디펜스를 보이며 3승1무(승점 10)로 2승2무, 승점 8의 일본을 승점 2차로 제치고 선두를 지켰다. 일본은 11일 호주와의 홈 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기는 바람에 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놓쳤으나 3위 바레인(1승1무2패, 승점 4)에 승점 4차로 여유있게 앞서가고 있어 최종예선 티켓 확보엔 그다지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아시아 예선에서 A, B조에서 상위 2팀씩 4팀은 본선에 진출하고 각조 3위팀이 플레이오프로 격돌, 이 경기 승자가 오세아니아 예선 우승국과 본선행 마지막 티켓을 걸고 격돌하게 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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