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라이벌 리버풀과 치른 177번째 ‘장미의 전쟁’에서 박지성(28)이 선제골의 밑거름이 되는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활약에도 무려 4골이나 헌납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치러진 리버풀과 2008-200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22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터졌지만 페르난도 토레스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무려 4골을 내주면서 이번 시즌 팀 최다실점의 불명예 속에 1-4로 패했다.
박지성은 왼쪽 날개로 선발출전해 전반 22분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알토란 활약’을 펼쳤지만 팀이 1-2로 끌려가면서 공격수 추가를 선택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결정에 따라 후반 29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교체됐다.
이날 패배로 맨유는 정규리그 연승 기록을 11경기에서 멈췄고, 리버풀은 1경기를 덜 치른 첼시(승점 58)를 3위로 끌어내리고 맨유(승점 65)에 이어 승점 61점으로 2위에 올랐다.
또 맨유와 리버풀이 똑같이 붉은색을 주유니폼으로 사용하면서 ‘장미의 전쟁’으로 불리게 된 양팀의 상대전적에서는 맨유가 이날 패배에도 불구, 68승50무59패로 여전히 우위를 지켰다.
출발은 맨유가 좋았다. 전반 3분 호날두의 크로스를 받은 박지성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때린 슛이 몸을 날린 수비수 몸에 맞고 골대를 벗어나면서 첫 골 기회를 놓쳤다.
박지성의 활발한 움직임이 빛을 본 것은 전반 22분. 측면에서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박지성은 카를로스 테베스가 찔러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하는 순간 골키퍼의 손끝에 발이 걸리면서 넘어졌다. 순간 주심은 휘슬과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호날두가 강하게 차넣어 1-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리버풀의 반격은 거셌다. 토레스는 전반 28분 자기 진영 후방에서 길게 날아온 볼을 맨유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가 잡으려는 순간 잽싸게 볼을 가로채고 나서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기세가 오른 리버풀은 전반 42분 토레스의 패스를 받은 제라드가 맨유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는 순간 파트리스 에브라의 반칙을 끌어내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역전골을 뽑았다.
역전을 허용한 맨유는 설상가상으로 후반 30분 비디치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빠졌고, 연이어 아우렐리우에게 왼발 프리킥 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맨유를 압도한 리버풀은 후반 인저리타임 때 도세나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있는 로빙슛으로 네 번째 골을 터트리며 4-1 대승을 완성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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