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디론 클럽(Gridiron Club)’의 연례 만찬에 현역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참석을 못할 것으로 보인다.
124년 역사를 지닌 그리디론 만찬에는 이 클럽 정회원 65명이 초청하는 600여 명의 각계 유명 인사들이 참석해 골치 아픈 미국 내 현안들을 춤과 노래, 연극 등으로 희화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미국 대통령이 이 만찬에 참석해 연설을 하는 것은 관례처럼 돼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인 지난 2006년 이 만찬에 참석했지만 올해는 두 딸 사샤와 말리아가 이 기간에 봄방학을 맞는 만큼 가족들과 함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885년 이 클럽의 설립 후 현역 대통령으로서는 유일하게 취임 첫 해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던 글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의 선례를 따르게 됐다. 백악관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을 대신 보내기로 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퇴임 직전인 2008년 만찬에도 참석하는 등 재임 중 모두 6차례 참석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작년 만찬에서 연미복에 나비넥타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무대에 등장, 영국 가수 톰 존스의 팝송 ‘그린 그린 그래스 오브 홈(Green Green Grass of Home)’을 개사해 고향 텍사스로 돌아갈 날을 고대한다고 노래했다.
부시는 노래가 끝난 뒤 기립 박수를 보내는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은 부시와 부시 악단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을 감상했다”며 “단순한 진실을 말하겠다. 자유로운 언론 없이는 진정한 민주주의란 있을 수 없다고 온 마음으로 믿는다.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물론 때로 성가시기도 하지만… 여러분도 기사만 안 쓰면 전혀 나쁜 사람들이 아닌데…”라고 농담도 잊지 않았다.
그리디론 만찬은 풍자를 하면서도 상처를 주지는 않는다는 의미의 ‘그슬리되 절대 태우지 않는다’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으며, 이 만찬에 초대받는 것은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유력 인사에게도 큰 영광으로 여겨지고 있다.
1885년 주요 신문사의 워싱턴 지국장들의 폐쇄적 클럽으로 시작되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언론인 모임으로 꼽히는 그리디론 클럽의 유일한 목적은 연례 만찬을 개최하는 것으로 국한돼 있다.
만찬 내용은 기사화하지 않는 게 관례로 돼 있으나 풍성한 뒷얘기들은 뒤늦게 기사화되는 경우가 많다.
백악관은 현재 오바마 대통령 대신 참석하는 바이든 부통령이 노래를 할지 여부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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