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제시했던 담대한 공약들이 취임 이후 냉엄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잇따라 수정되면서 그가 불러일으켰던 열광도 사그라질 위기에 놓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두 달 동안 이라크 철군 시한과 로비스트 기용, 선심성 예산 문제 등에서 자신의 대선 공약으로부터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임 후 16개월 내에 이라크 주둔 전투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주장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철군 시한을 취임 후 19개월로 늦췄을 뿐 아니라 5만명의 병력은 이라크에 남겨두겠다고 말을 바꿨다.
로비스트를 기용하지 않겠다던 오바마는 전직 로비스트들을 백악관에 받아들였으며 로비와 관련된 부서에 대한 기용 등을 제한하는 윤리 규정에도 몇몇 예외가 인정됐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스스로 `불완전하다’고 인정한 4,100억달러 규모 추가 지출안에 서명한 것은 선심성 예산 편성을 막겠다던 공약에서 후퇴한 것이었다.
이 밖에도 백악관 참모들이 보수 논객 러시 림보가 공화당 지도자라고 조롱한 것은 당파성을 뛰어넘자던 공약을 무색하게 하고 있으며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3조6,000억달러 예산안은 허리띠를 졸라매자던 외침과 부합하지 않는다.
어려움을 스스로 인정하듯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변화는 하룻밤에 일어나진 않는다”며 자신이 약속한 변화를 실현하는 데 지지자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인내”라고 답했다.
오바마가 처한 어려움은 전임 대통령들도 겪었던 것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대통령은 이내 자신이 정치체제 전체의 주재자가 아니라 그 일부일 뿐이라는 것과 선거 공약을 있는 그대로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오바마는 지지세력 내에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지지자들도 아직은 대선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것을 현실에 대한 융통성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대선 공약으로부터의 후퇴가 계속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오바마는 말과 행동이 불일치하는 정치인으로 각인될 수 있고 의회도 그를 약한 지도자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오바마의 2012년 재선에 적신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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