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전 호투로 5선발 호소… 5⅔이닝 6안타 7K 1자책점
박찬호는 이번 프리시즌 필리스 5선발로 뛸만한 실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다시 한 번 선발투수로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코리아 특급’ 박찬호(35)가 또 ‘삼진쇼’를 펼치며 필라델피아 필리스 코칭스태프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월드시리즈 챔피언 필리스의 5선발 자리를 놓고 루키 왼손투수 J.A. 햅과 경쟁 중인 박찬호는 30일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13-3으로 완파한 플로리다주 그레이프프루트리그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등판, 5⅔이닝 동안 삼진 7개(1볼넷)를 쏟아내며 상대 타선을 1자책점(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박찬호는 이번 프리시즌 “전성기 때보다 좋은 구위”를 과시하며 21⅓이닝에 걸쳐 2승, 방어율 2.54의 훌륭한 성적을 냈고, 햅은 20이닝 동안 승패 없이 3.15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햅이 홈런을 6개나 허용한 반면 박찬호는 이닝 수보다 많은 25삼진을 잡아내면서 볼넷은 단 둘, 홈런도 단 하나만 내줬다. 기록의 내용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하지만 필리스의 루벤 아마로 제너럴 매니저(GM), 찰리 매뉴얼 감독, 리치 두비 피칭코치들이 계속 결정을 미루며 하는 말을 들어보면 이들은 뜻대로 안 돼 고민인 눈치다. 웬만하면 앞으로 계속 키울 기대주의 손을 들어주고 싶었는데 선발 기회를 약속하고 영입한 박찬호가 훨씬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어 그대로 밀고 나가면 모양세가 나쁘게 됐기 때문이다.
기록만 보면 더 이상 고려할 것도 없지만 아마로 GM은 “정규시즌 개막 직전까지 결정을 못 내릴 것 같다. 그 모든 것을 심사숙고해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매뉴얼 감독도 “아직 결정을 못 내렸다”고 했고 두비 피칭코치도 “아직 거론 중”이라고만 대답했다.
박찬호도 이들의 결정을 쉽게 만들어줄 의사는 없다. “나는 선발투수로 뛰는 것이 목표로 그 기회를 준다고 했기에 이 팀과 계약한 것”이라며 절대로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때로는 나도 크레이지한 면이 있다”며 “기다려보자”는 자세만 취하고 있다.
박찬호는 2001년 LA 다저스 시절 이후 선발투수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두비 코치는 이에 대해 “박찬호가 최근 그 염려는 잠재웠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플레이오프 경기가 아닌 프리시즌 경기에서 잘 한 것이 현실이다. 그가 우리 5선발로 적합한지 불펜에 더 필요한지 좀 더 생각해 볼 일”이라고 말했다.
매뉴얼 감독도 “박찬호가 우리 팀의 어느 부분에 맞는 파트냐에 따라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두 후보가 다 좋은 솜씨를 보여준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마로 GM은 마지막으로 “박찬호가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한다고 해서 끝까지 선발투수로 기용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최소한 5선발은 누가 나서 그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기 전에는 언제든 변화를 줄 수 있는 자리로 항상 오픈 마인드로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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