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벌어진 평가전에서 박주영이 드리블로 이라크 진영을 돌파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
남아공월드컵 본선행 최대 분수령될 일전
박주영-이근호 북 철벽수비 깰 특명 받아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진출의 길목에서 ‘한반도 더비’가 펼쳐진다. 한국과 북한은 1일 새벽 4시(LA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북대결 한판승부로 충돌한다. 양팀 모두에게 월드컵 본선진출에 최대 분수령이 될 운명의 일전이고 특히 남북대결 5연속 무승부의 평행선이 마침내 무너질 지 관심이 모아지는 빅게임이다.
현재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서 한국은 4게임을 치르며 2승2무(승점 8)로 5경기를 치러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중인 북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남북한이 나란히 월드컵 본선에 동반 진출하는 역사가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 하지만 양국은 모두 동반진출보다는 우선 자기 팀의 본선진출 가능성부터 챙겨야 한다. 특히 한국은 아직 경쟁팀들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른 탓에 다소 여유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 북한에 패한다면 남은 경기들이 모두 배수진을 치는 경기로 돌변하게 돼 7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대한 부담이 훨씬 커진다. 홈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으로선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이번 남북대결에 한국의 공격선봉으론 이근호와 박주영(AS모나코)이 나설 전망이다. 북한과 5연속 무승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으로선 선취골이 빨리 터져야만 북한의 철벽방어망을 공략하기가 용이하기에 이들의 임무는 막중하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28일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이들을 처음으로 투톱 콤비로 내보내 시험가동을 마쳤다. 이근호는 유럽 무대 진출을 타진에도 새 팀을 찾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음에도 허정무호 최다골 득점자로서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허 감독은 이근호의 떨어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려고 78분을 뛰게 했고 페널티킥 키커로 내세워 자신감을 찾도록 배려했다. 오랜만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격한 박주영도 공격 기회를 만드는 한편 활발한 움직임으로 장신 스트라이커 정성훈(부산)에 경쟁 우위를 점했다.
양쪽 날개로는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서울)이 나설 것으로 보이며 미드필더 중앙에는 기성용과 김치우(이상 서울)가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김정우(성남)가 경고 누적으로 북한전에 뛸 수 없어 대타로 발탁했던 조원희(위건)마저 종아리 타박상으로 출장이 어렵게 되자 허정무 감독은 빠른 돌파와 킥이 좋은 김치우를 사실상 낙점했다. 김치우는 전담 키커 중책을 맡은 기성용과 함께 세트피스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치우의 팀 동료인 한태유 역시 중앙미드필더 자리를 노리고 있다.
한편 포백(4-back) 수비 라인은 이영표(도르트문트)-황재원(포항)-강민수(제주)-오범석(사마라) 조합을 그대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13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중앙 수비수 황재원은 이라크전 때 자책골을 헌납하는 등 불안함을 노출했지만 이정수(교토)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강민수와 중앙 수비 듀오로 계속 나서게 됐다. 골키퍼는 이번에도 이운재(수원)가 나설 것이 확실하다.
한편 북한은 지난 28일 UAE전(2-0승)에 나섰던 멤버들이 그대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정대세(가와사키)가 원톱으로 출격하는 가운데 홍영조(로스토프)와 문인국이 좌우 날개에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한다. 다만 국내 K-리그 수원에서 뛰는 미드필더 안영학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기 때문에 그 자리는 김영준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치러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때 수비수를 5명까지 배치하는 5-4-1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하지만 이번 남북대결에는 UAE전처럼 3-6-1에 가까운 전형으로 보다 공세적으로 한국의 골문을 위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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