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김치우 결승골로 북한에 1-0… “8부능선 넘었다”
김치우의 프리킥이 문전 앞에서 한 번 튀긴 후 북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결승골을 터뜨린 김치우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
한국이 북한과의 월드컵 본선티켓의 운명의 ‘한반도 더비’에서 막판에 터진 김치우의 행운의 결승골로 짜릿한 1-0 승리를 거두고 7연속 월드컵 본선을 향한 8부 능선 고지에 올랐다.
1일 새벽(LA시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B조 5차전에서 한국은 후반 42분 김치우가 북한진영 오른쪽으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 찬 것이 그대로 골 네트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결승골을 뽑아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B조에서 3승2무(승점 11)로 북한(승점 10·3승1무2패)을 추월, 선두에 복귀했고 지난 1993년 미국월드컵 최종예선에서 3-0 승리 이후 16년 동안 이어왔던 북한전 5연속 무승부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7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과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이후 44년만에 본선복귀를 노리는 북한이 충돌한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불꽃을 튀겼다. 북한은 경기 시작 휘슬과 함께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일격을 날렸다. 북한 수비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수비수 황재원이 헤딩으로 걷어내자 이를 잡은 홍영조가 문전 30야드 지점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뿜은 것. 볼은 미사일처럼 한국 골문을 향해 날아갔으나 골키퍼 이운재가 자신의 오른쪽으로 다이빙하며 쳐내는 선방으로 실점을 모면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실점이 가능했던 그야말로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이후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우위를 앞세워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북한 문전을 두드리기 시작했으나 철통같은 북한의 방어망은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전반 27분 이영표의 왼쪽 크로스를 박주영이 헤딩으로 떨어뜨리자 박지성이 골 지역 정면에서 넘어지면서 오른발을 갖다 댔지만 골키퍼 정면이었고 29분 박주영의 오른발 터닝슛과 35분 이영표의 멋진 오른발 슛도 골대를 살짝 비켜났다. 북한은 한국의 파상공세가 계속 이어지자 수비수 5명을 일렬로 세우는 5-4-1 전형으로 돌아서며 더욱 문단속을 철저히 했고 한국은 좀처럼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1분만에 오른쪽에서 올라온 북한 홍영조의 크로스를 정대세가 헤딩한 볼이 골라인을 넘어간 듯 했으나 다이빙한 이운재가 가까스로 걷어내 또 다시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겨야 했다. 리플레이에서 보면 볼이 골라인을 넘어선 뒤 이운재가 쳐낸 듯 보였으나 심판이 육안으로 판정하기엔 너무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고 한국으로선 노골 판정이 결정적인 행운이었다.
한국은 후반 11분과 15분 박주영이 잇달아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다시 공세로 전환했으나 후반 중반 믿었던 ‘해결사’ 이근호가 박주영이 만들어준 이날 가장 결정적인 연속 두 번의 득점찬스에서 모두 북한 골키퍼 정면으로 볼을 안겨주는 바람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20분 북한 문전 왼쪽으로 흐른 볼을 박주영이 북한 수비수에 한발 앞서 넘어지며 왼발로 중앙의 이근호에 꺾어줬고 순간적으로 골 정면에서 노마크 찬스를 맞은 이근호가 오른발슛을 쐈으나 볼은 야속하게도 바로 정면에 서 있던 북한 골키퍼 리명국 가슴에 정확하게 안기고 말았다. 이어 24분에는 중앙에서 박주영이 북한 수비수 뒤쪽으로 절묘한 패스를 찔러 넣어 다시 한 번 이근호에게 결정적인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줬으나 이번에도 이근호의 오른발슛은 또 다시 리명국 가슴 한복판으로 향하고 말았다.
결국 허정무 감독은 후반 33분 이근호를 빼고 ‘왼발의 달인’ 김치우를 투입했고 이것이 적중했다. 후반 42분 북한진영 오른쪽에서 이청용이 얻어낸 프리킥에 키커로 나선 김치우는 반대쪽 골대를 향해 왼발 프리킥을 강력하게 감아찼고 볼을 솟구쳐 오른 북한 수비수들의 머리를 잇달아 스치듯 통과한 뒤 골문 앞에서 한번 튀며 왼쪽 골네트로 빨려 들어갔다. 지난달 28일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던 김치우의 두게임 연속 A매치 골이었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