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수퍼스타 리오넬 메시가 충격적인 1-6 참패를 당한 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
미리도나의 아르헨티나, 사상 최악의 수난
해발 3,600m 고지대 라파스서 볼리비아에 1-6 참패
‘볼리비아 6, 아르헨티나 1’
아마도 많은 축구팬들은 이 스코어를 보면 4월1일이 만우절(April fools’ day)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며 누군가의 짓궂은 장난이라고 여길 것이다. 브라질과 함께 남미축구를 대표하는 강호인 아르헨티나가 아무리 원정경기라도 월드컵 예선에서 볼리비아에게, 그것도 6-1이라는 엄청난 스코어차로 진다는 것은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 하지만 아무리 믿을 수 없어도 사실은 사실이었다. 리오넬 메시, 카를로스 테베스, 맥시 로드리게스, 가브리엘 에인세 등 세계적 수퍼스타들이 총 출동한 아르헨티나는 1일 해발 1만2,000피트(3,600m)의 고산지대인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에서 벌어진 남아공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볼리비아의 와킨 보테로에 해트트릭을 얻어맞는 등 시종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1-6으로 참패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8일 베네수엘라를 4-0으로 압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으나 평지인은 숨쉬기도 힘든 고지대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에선 전후반 각 3골씩을 내주며 그야말로 맥 한번 추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이날 충격적인 참패로 아르헨티나 사령탑 디에고 마라도나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를 맡게 됐다. 선수로서야 의문의 여지없는 세계 최고선수였지만 지도자로서의 자격은 검증되지 않았다던 반론이 한층 힘을 얻게 됐다. 마라도나는 경기 후 “볼리비아의 골 하나하나가 모두 비수처럼 내 심장에 꽂혔다. 나는 아르헨티나 팬들과 함께 고통당했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사실 이날 발생한 ‘참사’는 전적으로 마라도나의 자만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지사람은 가만히 서 있어도 숨쉬기조차 힘든 고지대에서 경기를 갖는데도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킥오프 2시간 전에야 라파스에 도착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단 23명 가운데 16명은 라파스에서 이날 생전 처음 경기를 뛰었다. 마라도나는 해발 2,750m가 넘는 경기장에서는 축구경기를 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방침에 반발하는 볼리비아에 동조해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 함께 라파스에서 자선 축구대회에서 뛰었던 전력이 있다. 지금 그는 그 결정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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