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 모시락 그로서리 운영 한인 양행순씨 참변
기름 넣고 달아나던 ‘미치광이’ 운전자 저지하다
34달러 때문에 ‘아메리칸 드림’이 산산조각 났다.
워싱턴주 남쪽 소도시인 모시락에서 그로서리를 겸한 주유소를 운영해온 한인 양행순(48ㆍ여)씨가 가솔린을 넣은 뒤 돈을 내지 않고 달아나던 ‘미치광이’ 운전자를 저지하다 그가 의도적으로 돌진시킨 차에 치어 숨졌다.
서스틴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용의자인 존 데이빗 조엘 앤젤린(41ㆍ레이크우드)은 지난 6일 오후 4시20분께 양씨 부부가 운영하는 ‘모시락 마켓-플라잉 K’에서 픽업트럭에 34달러 어치를 주유한 뒤 돈을 지불하지 않고 차에 올라타 떠날 채비를 했다.
그로서리 안에서 이를 지켜본 양씨가 급히 밖으로 나가 픽업트럭을 막으며 대금을 요구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앤젤린은 차를 돌진시켜 양씨를 치고 넘어갔으며 그 후 차를 후진시키며 그녀의 몸을 다시 넘어갔다가 앞으로 돌진하면서 또 한차례 그녀를 넘어간 후 도주했다.
양씨는 현장에서 숨졌으며 앤젤린은 1마일 가량을 달아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거칠게 저항하는 앤젤린에 테이저 총을 발사해 검거했다.
앤젤린은 검거된 뒤에도 전혀 반성이나 사과하지 않고 “그녀는 부처여서 쫓아버려야 했고 나에게 욕을 해댔다”고 횡설수설했다. 그는 또 수사관에게 “나는 왕이니 인사를 하라”고 말하는 등 정신이상자의 모습을 보였다.
양씨는 남편 프랑크 양씨와 28년전 결혼한 뒤 이민 온 시민권자로 두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 그로서리를 구입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 양씨는 “우리 부부는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일밖에 몰랐는데 미치광이 운전자에게 이처럼 황당하게 변을 당했다”며 울먹였다. 양씨의 언니 김인선씨도 비보를 듣고 7일 현장을 찾아 “동생은 일밖에 모르고 착한 애였는데, 단돈 34달러 때문에 이렇게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비통해했다.
양씨의 딸인 닐 양은 “나에겐 세상에 엄마 밖에 없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엄마 없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 지 모르겠다”고 통곡했다.
1996년에도 중절도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앤젤린은 현재 루이스 카운티 구치소에 2급 살인 및 2급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수감됐으며 5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수사 당국은 그에 대해 정신감정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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