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보일의 유튜브 동영상 1,700만명 클릭
“왜 ‘못생긴’ 여자가 무엇을 잘 하면 충격을 받는가… 못생긴 남자의 재능엔 안 놀라면서”
1주일 전만 해도 그녀는 그저 47세의 스코틀랜드 노처녀였다.
그러나 전 세계 1,700만명이 유튜브를 통해 그녀의 모습을 보고난 지금은 할리웃의 에이전트와 토크쇼 관계자들이, 길거리에서 마주친다면 두 번 쳐다보지도 않을 뚱뚱하고 못생긴 그녀, 수잔 보일과 몇 분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가난한 지역 소도시 블랙번에 위치한 평범한 작은 집에서 16일 그녀를 인터뷰한 CBS ‘얼리 쇼’의 해리 스미스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고 있나요?”
어쩌면 ‘대단한 일’은 단기간에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무명의 가수지망생 케이스는 인터넷 인기 동영상이 그 주인공을 단 몇시간 안에 어떻게 세계적 스타로 만들었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말이었던 지난 11일,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이몬 코웰 등이 심사를 맡은 영국의 스타발굴프로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의 무대에 나온 보일은 첫 인상부터 너무나 안 어울려 보였다. 보일은 쇼 제작진에게 자신은 처녀이며 “한번도 키스해 본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던 그녀가 자신의 우상은 영국 뮤지칼의 스타 일레인 페이지라면서 자신의 나이를 말했을 때 청중들은 거의 신음소리를 냈다.
사이몬 코웰과 함께 낯익은 유명 심사위원인 피어스 모건의 난감한 표정이 카메라 클로즈업에 잡혔다. 청중도, 심사위원들도 실력은 없이 우스꽝스런 캐릭터로 잠깐 시선을 끄는 엉뚱한 참가자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 프로의 여성 심사위원인 아만다 홀든은 16일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전했다 : “그녀가 무대에 나오자 청중들은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순전히 외모 때문이었다. 그녀는 약간 이상해보였고, 불안정해 보였다”
심사위원 모건도 15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 “우린 모두 그녀를 비웃었어요. 완전히 망상에 빠져있는 사람처럼 보였으니까요”
그녀가 노래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랬다.
주로 성가대에서 노래했던 보일이 이날 택한 곡은 ‘나는 꿈을 꿈꿉니다(I Dreamed a Dream)’. 뮤지컬 ‘레미제라블’ 중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내용의 발라드다. 그녀의 청아하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장내를 완전히 압도한 것은 노래의 첫 몇 소절이 채 넘어가기도 전이었다. 경악한 청중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이어 박수갈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놀라기는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독설로 유명한 코웰 조차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노래가 끝난 후 “정말 뛰어나다”라며 순수한 칭찬을 보냈다.
“못생긴 수잔 보일의 뛰어난 노래 실력보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들의 반응”이라고 가디언지의 타냐 골드는 지적한다. “왜 우리는 ‘못생긴’ 여자가 집에 앉아서 찔찔 짜며 다른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대신, 무언가를 이루어내면 그렇게 놀라는가? 못생긴 남자가 재능이 있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인터넷은 이미 그녀의 잠재능력에 대한 평가를 끝냈다. 그녀는 유튜브에서 이달에 가장 많이 본 동영상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그것도 차점자의 2배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드미 무어는 트위터에 보일에 대한 찬사를 올렸으며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의 쇼에 출연 초청을 보냈다.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바로 그 노래 ‘나는 꿈을 꿈꿉니다’를 불렀던 디바 패티 루폰도 CBS의 ‘얼리 쇼’에서 보일에게 “당신은 정말 용기가 있다”고 칭찬하며 유튜브를 보고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무엇이 사람들을 이처럼 감동케 하는 것일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루지 못한 꿈을 향해 도전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응원일 수도 있다. “미국인들은 특히 이런 일에 감동하지요. 그녀는 말하자면 ‘록키’입니다”라고 모건은 말한다.
사실 보일의 7분짜리 동영상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이 펼쳐진다 - 처음엔 유머, 그리고 충격, 다음엔 따뜻한 감사와 존중, 그리고 아마도 외모로 남을 평가한 스스로에 대한 약간의 자책 - 이런 것들이 그녀의 스토리를 완벽한 인터넷 센세이션으로 만든 요소들일 것이다.
상당수의 음반과 쇼 제작자들의 계약 제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보일이 이 프로의 결선을 통과하여 로열 버라이어티 쇼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을 위해 노래를 하게 될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한 가지, 확고한 것은 심사위원 모건의 결심이다. 누가 보일에게 ‘첫 키스’를 선사할 것인가를 놓고 라이벌 심사위원인 사이먼과 벌이고 있는 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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