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산업이 생존을 위해 허우적거리는 가운데 디트로이트와 남부에서는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한 때 세계 굴지의 세력이었던 GM이 태어난 미시간 플린트는 지난 수십년째 계속된 쇠퇴가 급강하에 빠진 반면 섬유산업의 붕괴로 역시 낙후됐던 남부 지역은 일본과 한국 자동차 공장의 진출 덕분에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2일 올해 기아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는 조지아 웨스트포인트와 미시간 플린트를 소개하면서 다른 경제상황에 부딪힌 두 커뮤니티의 교차된 무드를 보도했다.
조지아, 기아차 공장 입주
일자리·상점 크게 늘어 경기 활황 부푼 기대
남부 조지아에 있는 웨스트포인트라는 인구 3,500명의 마을은 3년전 일종의 경제 복권에 당첨됐다.
한국의 기아 자동차가 이 마을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렌토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한 것. 주산업인 방직업이 쇠퇴하면서 12.7%의 실업률에 빠졌던 트룹 카운티 주민들에게는 그야 말로 하늘이 보내준 선물이었다. 당시 기아 공장 설립이 확정되자 시의원 대런 켈리는 퍼스트 연합감리교회에 달려가 교회종을 울렸고 주민 애니 데이비슨(65)은 “기아자동차를 우리 마을에 보내준 예수님 감사합니다”라는 팻말을 집 앞에 붙였다.
기아 공장은 올해말 들어서야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유령타운이었던 다운타운은 벌써 활기가 넘치고 있다. 한국 식당이 새로 들어서면서 용기 있는 일부 주민들은 김치찌개를 시도해 보기도 한다.
기아자동차 공장은 아직은 500명을 고용했지만 2,500명까지 고용할 예정이며 하청업체의 신규 고용도 7,5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식당과 호텔 등 다른 업종에서도 수천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부 지역 주정부들은 저렴한 노동력과 무노조 정책 등 다양한 인센티브로 외국 자동차회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4억달러 세금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다.
드류 퍼거슨 시장은 “웨스트포인트가 긴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이 보이는 곳”이라며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시건, GM 추락 여파
돈 안돌아 경기 곤두박질 도시전체가 폐허로 둔갑
미시건 플린트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 침체에 빠지기 전에도 도시 곳곳에 블록 전체가 폐허로 둔갑한 상태였다. 수십년만에 최악인 이번 불경기는 설상가상으로 어려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시정부는 특히 1,500만달러 규모의 재정적자로 고심하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 소방관들과 경찰관들을 해고해야 했고 마을 전체가 폐허에 가까운 지역이 많다. 블록에 몇집 만 남아있을 뿐 인도가 워낙 낡아 형체가 사라진 지 오래다.
플린트 시관계자들은 그래서 플린트를 살리기 위해 과감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폐허가 많은 블록, 혹은 마을 전체를 헐어버려 도시 자체를 축소시킨다는 플랜이다. 관계자들은 도시인구를 성장할만한 지역에 밀집함으로써 일부 지역이나마 활성화시키고 도시 서비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바라고 있다.
플린트가 이처럼 대대적인 도시계획을 마지막으로 추진했던 것은 1965년이었다. 당시 인구 20만명의 번영 도시였던 플린트는 인구가 35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지금은 인구가 11만명으로 3분의 1은 가난 속에서 살고 있다.
플린트는 34 스케어마일에 걸친 75개 이웃지역으로 구성됐는데 어느 지역을 살리고 죽일지는 어려운 결정이다. 제네시 카운티의 재무관 댄 킬디는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입지는 못할 것이지만 지금 상태로는 모든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1955년에 플린트에서 태어난 공무원 샬롯 켈리는 플린트의 전성기를 경험했었다며 “매년 더욱 나빠지는 것을 보는 것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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