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30대 초반의 젊은 엄마가 어린 아기를 안고 무표정한 얼굴로 학원에 상담을 하러 왔다. 5년전에 한국에서 라틴댄스를 열심히 배웠었는데 미국에 온 후로는 자신이 좋아하던 춤을 한번도 추지 못하고 결혼생활을 하며 아기를 키우고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사연이었다.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평소에 좋아했던 춤을 다시 추어보라는 것이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댄스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엄두가 안났지만, 남편이 강의받는 동안
은 아기를 봐주기로 해서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강의에 참가해 보고싶다는 진지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그녀는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노력했고 춤에 타고난 소질이 엿보였다.
어느 날 수업이 끝난 후에,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탈렌트를 발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울증이 생긴 것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예상했던대로 그녀는 어려서부터 춤을 몹시 배우고 싶어했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펼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대학에서 무용과를 지원하고 싶었으나 부모가 원하는 전공으로 진학을 할 수 밖에 없었노라고 하면서 말끝을 흐렸다.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참으로 안타까웠고, 우리 부모세대에 그러한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마
음이 착잡했다. 그녀는 김연아 선수를 연상케 할 정도로 팔, 다리가 긴 아름다운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만약에 어려서부터 부모가 그녀의 소질을 일찍부터 발견하여 체계적인 무용 교육을 시켰었다면 유명한 발레리나가 되어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현재 우울증 치료와 댄스를 병행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춤을 춘다고 말하는 그녀의 미소가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이렇듯 춤을 통해서 한층 표정이 밝아지고, 점점 실력향상이 되어가고 있는 수강생들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더 없이 기쁘다. 그럼 댄스에서 파트너와 춤을 출 때 스텝이 어느 정도 익혀지고 난 뒤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발끝에서는 스텝을, 몸에서는 아름다운 라인을, 그 다음은 머리의 방향인데 그중에서도 시선처
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가장 난감해한다.왈츠나 폭스 트로트 등 주로 슬로우풍의 춤을 출 때는 최소한의 격식을 차리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엇비슷하게 엇갈리게 움직여야 한다. 왜냐하면 시선 또한 춤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시선도 동작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당황하지 않게 된다.가끔은 “선생님!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춤을 추면 더욱 더 멋질 것 같은데요?”
라고 질문을 하는데, 쇼셜 파티 같은 경우에는 서로 격식을 차리지 않고 손이나 팔을 내리기도 하고 같이 얼굴을 마주하고 안부를 묻기도 한다.
그룹 레슨을 진행하다 보면 체인지 파트너를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는 젠틀맨들은 힘으로 상대를 리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추며 동등한 위치에서 하모니를 이루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젠틀맨이 리드를 한다 해도 힘으로 끄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 역할을 한다는 마음으로 해야한다.
예를 들어 언더암턴(Underarm Turn) 을 할 때 젠틀맨이 손을 올리는 신호를 주게 되는데, 이 신호는 레이디에게 ‘ 내가 지금 돌리는 동작을 하려고 하는데, 준비 되셨나요?’ 라고 리드한다는 마음을 신호와 함께 표현해야한다. 그러면 레이디는 그 시그널을 받아서 ‘ 아 , 내가 돌아야할 차례이니 밸런스를 잘 잡고 멋지게 돌아야지.’ 이렇게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서 두사람이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젠틀맨이 리드를 하지만 어쩌면 레이디가 항상 촉각을 세우고 예리하게 남자의 시그널을 받고 그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댄스 스포츠의 특징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필수적이며 함께 춤추는 상대의 기를 살려 줄 수 있는 운동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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