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 ‘깜짝 승’ 으로 컨페드컵 결승진출
미국의 신예 스트라이커 조지 알티도어가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미국이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는 ‘대형사고’로 세계 축구계에 일대 충격파를 안겼다. 미국 축구사에 남을 기념비적 승리였다.
2009 FIFA(국제축구연맹)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에서 조별리그 마지막날 믿기 어려운 기적적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난 데 힘입어 ‘뒷문’으로 4강에 올라 온 미국이 35게임 무패행진과 15게임 연승가도를 질주하던 ‘무적함대’ 스페인을 2-0으로 꺾는 대 파란을 일으켰다. 24일 남아공화국 블롬폰테인에서 벌어진 대회 첫 번째 준결승에서 미국은 전반 조지 알티도어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클린트 뎀시의 추가골로 FIFA랭킹 세계 1위인 현 유럽 챔피언 스페인을 2-0으로 누르고 결승에 선착했다. 지난 15게임에서 전승행진을 이어오는 등 A매치 35게임 무패행진으로 브라질이 1993~96년 세웠던 A매치 최다연속 무패기록(35경기)과 타이를 이뤘던 스페인은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패배로 2006년 11월 이후 약 2년 반만에 처음으로 패배의 쓴잔을 마시며 브라질의 기록을 넘어설 찬스를 날려버렸다.
사실 이날 미국의 승리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지만 여러 가지 정황에선 어느 정도 이변 가능성은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워낙 희박했던 가능성을 뚫고 4강에 올랐기에 사기가 올라간 데다 막강 스페인을 상대로 밑져야 본전이라는 자세로 부담 없이 임할 경우 ‘공은 둥글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어떤 결과도 가능했기 때문. 더구나 미국이 비록 스페인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 FIFA랭킹 14위로 그렇게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라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였다. 상대적으로 스페인으로선 이겨야 본전일 수 있는 부담스러운 승부였다.
양팀은 경기 시작과 함께 서로 매서운 공세를 교환하며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특히 미국은 초반부터 자신있는 플레이로 스페인과 정면으로 맞섰고 7분 찰리 데이비스의 오버헤드킥과 8분 데이비스의 중거리슛은 스페인에게 위협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스페인 역시 11분 세스 파브레가스의 크로스를 정면에서 페르난도 토레스가 발을 갖다댔으나 공중으로 떠 득점찬스를 놓쳤다.
미국의 선제골은 전반 27분 터졌다. 19세의 신예 스트라이커 알티도어(비야레알)는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패스가 들어오자 수비수를 등지며 돌아서며 오른발 강슛을 뿜었고 볼은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손에 맞고 왼쪽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반격에 나선 스페인은 토레스와 다비드 비야가 잇달아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실점만회에 나섰으나 전반 막판 토레스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린 날카로운 왼발슛이 미국 골키퍼 팀 하워드의 선방에 걸리는 등 미국의 골문수비는 예상보다 견고했다. 후반에도 스페인의 공세는 계속됐으나 미국의 수비수들은 스페인에게 패스할 공간여유를 주지 않는 육탄 방어로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후반 29분 미국은 역습 찬스에서 랜든 다나븐이 중앙으로 밀어넣은 땅볼 크로스가 스페인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것을 뎀시가 오른발로 차 넣어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스페인은 영패라도 모면하기 위해 파상공세를 이어갔으나 끝내 미국 골문을 열지 못했다. 미국은 후반 40분 마이클 브래들리가 석연치 않은 레드카드로 퇴장당해 수적열세에 몰리고도 끝까지 스페인의 맹공을 실점없이 막아내 역사에 기억될 ‘남아공 대첩’을 일궈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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