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제 이름은 현준성입니다. 인터뷰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에다 할아버지 이름과 주소를 적어주세요.” “네 이름의 현 자를 한자로 이렇게 쓰니?”
이현준 할아버지는 약간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준성(MD 스프링브룩고 10학년) 군이 마냥 귀엽다는 듯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내민 종이에 자신의 인적 사항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조국과 역사를 배워요”
비영리단체 ‘샘소리’가 주관하는 ‘미주한인 이산가족 상봉 캠페인’ 여름 인턴 프로그램이 조국을 배우고 고향을 잃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돕고 싶은 한인 청소년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월23일 시작된 여름 인턴 프로그램에 등록한 워싱턴지역 한인 고등학생은 총 23명. 이들은 8월28일까지 10주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들과의 인터뷰는 물론 커뮤니티 서비스, 기금 모금 행사, 토론회, 의회 방문 등 다양한 방식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조국을 배우고 나아가 실제적으로 실향민들의 가족과의 재회를 돕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된다.
실향민들과의 인터뷰는 17일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내 중앙시니어센터에서 처음 열렸다.
학생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들과의 개별 면담에 앞서 합창, 연주, 마술 등 탤런트 쇼를 마련해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다. 이어 체육관에 마련된 인터뷰 장으로 장소를 옮긴 후 두 세 명의 학생들이 한 조를 이뤄 면담이 진행됐다.
이날 중앙시니어센터의 협조를 얻어 첫 인터뷰에 참여한 노인은 총 13명. 학생들의 재롱(?)에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인터뷰에서도 학생들의 수줍어하는 태도와 대조적으로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크리스티나 최 샘소리 코디네이터는 “학생들이 오늘 기록한 내용들은 여름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정리가 돼 미 국회도서관에 보관될 예정”이라면서 “한인 이산가족 이슈를 여론화하기 위해 연방 의원들을 방문하는 등 여름 동안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토요일 마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재활용품 수거 작업 등 봉사를 아끼지 않은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이 끝나면 대통령 봉사 장학생의 명단에 소속되는 기쁨도 누리게 된다. 이번 여름 프로그램에는 멀리 뉴욕에서 온 학생도 있다.
앞으로 해야할 일 가운데 중요한 것은 기금 모금 행사. 최 코디네이터는 “한인 언론의 도움으로 첫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 모금 행사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여름 프로그램과 별도로 ‘워싱턴 인턴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고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문의 (202)393-0645
이메일 christina@saemsori.org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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