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13대 왕이었던 히스기야는 선한 왕이었다. 그는 아버지 아하스의 우상숭배 정책을 부수고 신본주의를 회복한 의로운 왕이다. 당시 최 강대국인 앗수르의 산헤립이 군사 185,000명을 이끌고 내려와 예루살렘을 포위했을 때 선지자 이사야의 영적 지도를 받으며 기도 하나만 가지고 승리한 믿음의 왕이었다. 그리고 죽을병이 걸렸을 때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려 기도하여 병 고침을 받은 기적의 사람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큰 실수는 승리 다음에 왔다. 마치 등산가들에게 닥치는 위험이 정상을 향하여 올라갈 때가 아니라 정상을 정복한 후 성취감에 도취되어 하산할 때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다.
히스기야가 계속적인 대 승리를 구가하게 되자 바벨론에서 사절단을 보내왔다. 히스기야는 그만 마음이 우쭐하고 교만해졌다. 자기의 강함과 부요함을 열방 앞에 드러내고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절단을 데리고 궁전으로 들어가서 보물고에 있는 온갖 보물과 기물과 귀중품을 다 보여 주었다. 심지어는 성전으로 들어가 성물까지 다 보여 주면서 자랑하고 한 것 뽐내었다. 히스기야의 허세는 하늘을 찌르듯 했고, 그의 교만은 열방에 다 드러났다. 그는 하나님이 하신 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자신의 공로와 부와 힘만 자랑하느라고 도무지 정신이 없었다. 이 일이 있은 후 100년 후에 시드기야가 왕이 되었을 때였다.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이 쳐들어와 예루살렘을 유린하고 히스기야가 보여주었던 모든 보물과 성전안의 기물과 심지어 놋그릇까지 모두 다 약탈해 갔다.
히스기야의 잠깐의 교만과 허세가 후손들에게 크나큰 비극을 안겨 주었던 것이다. 히스기야의 실수는 오늘날 우리의 반면교사가 되어야 한다. 지혜로운 자는 경솔하게 자신의 속을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유대인들이 자주 쓰는 금언 중에 “은은 무거워야 한다. 그러나 무겁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내면의 은밀성을 지키는 사람이요, 외유내강의 사람임을 말하고 있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제일 놀라는 것은 값비싼 명품을 몸에 두르고, 화려한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비싼 음식을 먹으며 거리를 활보하는 서민들을 바라보았을 때이다. 대부분의 외국 사람들은 한국인의 겉 치례 문화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서양 사람들은 그렇게 살지 않는다. 그들은 겉보다는 속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필요 없이 속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유대인들은 더욱 그렇다. 탁월한 인재를 많이 배출하기로 유명한 유대인 부모들은 자녀들을 교육할 때에 “항아리의 겉을 보지 말고 속을 보라”고 가르치고, 친구를 사귈 때에는 “한 계단 올라가서 찾으라”고 지도한다. 이게 다 무슨 말인가? 겉보다는 내실에 충실 하고 외유내강 하라는 말이다.
나는 미국 땅에 오래 살았어도 빌 게이츠나 앤디 그로브가 값비싼 명품을 몸에 지니거나 화려한 양복을 입은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일수록 내실에 힘쓰기 보다는 겉의 치장에 예민하다. 며칠 전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전격 방문하여 김정일을 만나 회담을 가진 직후 141
일 동안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미국기자 두 사람을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북한에 들어가 머무는 동안 말을 아끼고 자신의 속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고 부인은 현 국무장관이다. 힘과 권세가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실리 중심의 외교를 했다. 언론들은 이것을 두고 “화려한 침묵” 혹은 “계산된 침묵”이라고 비평하기도 하지만, 그의 외유내강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의 지혜로운 처신은 미국의 지도자에 대한 신뢰감으로 이어
져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국민소득이 높다고 곧 선진국이 아니다. 한국이 실질적 선진국의 대열에 동참하려면 겉 치례 문화를 버리고 내실과 외유내강의 비결을 배워야 한다. 마음속의 선한 의도가 크면 클수록 사람에게 표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배워야 한다. 지금은 늘 겸손히 배우는 자만이 승리하는 때다.
온누리 순복음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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