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북중미 예선
멕시코 원정
통산전적 1무 22패
난공불락의 ‘아즈테카’ 고지를 함락시켜라.
남아공월드컵 북중미 예선의 판도를 가늠할 미국과 멕시코의 한판승부가 오는 12일 오후 1시(LA시간) 멕시코시티 아즈테카 스테디엄(에스타디오 아즈테카)에서 펼쳐진다. 지금까지 23번의 멕시코 원정에서 건진 단 한 번도 못이긴채 1무22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안고 있는 미국축구로선 멕시코 원정 징크스를 깨뜨려야 하는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다. 특히 얼마 전 FIFA(국제축구연맹)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스페인을 침몰시키며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던 기세로 인해 지금이야말로 멕시코 징크스를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반면 현재 북중미 예선에서 4위로 처져있어 본선탈락 위기에 처한 멕시코 축구로선 그야말로 본선 희망의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운명의 일전이다.
사실 미국축구는 최근 멕시코와의 맞대결에서 월등한 우위를 누려왔다. 현재 미국의 FIFA랭킹(12위)이 멕시코(30위)보다 훨씬 앞서는 것은 물론 지난 2000년 이후 15번의 맞대결에서 10승을 거두는 등 최근들어 확실한 우위를 점한 상태다. 지난달 뉴저지 자이언츠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북중미 골드컵 결승에서 0-5로 참패한 것이 걸리지만 그 대회에는 컨페드컵 준우승팀이 아닌 사실상 2진이 출전했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오히려 안방참패 빚을 갚아야 한다는 의지를 더 강하게 해 줄 수 있는 계기다.
그럼에도 불구, 미 축구가 멕시코에만 가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아즈테카 스테디엄’ 때문이다. 무려 10만5,000명을 수용하는 세계 최대구장 중 하나인 아즈테카 스테디엄에 들어서는 상대팀들은 광적인 멕시코팬들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기가 죽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광적인 홈팬들의 성원보다 더 상대를 괴롭히는 요소는 따로 있다. 바로 아즈테카 스테디엄이 위치한 곳이 무려 해발고도 1.4마일(7,400피트, 2,400m)에 달하는 고산지대라는 사실이다. 평지에 비해 훨씬 산소가 희박하고 볼의 반발력이 높아 이곳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은 조금만 뛰어도 숨이 턱에 차고 평지와 전혀 다른 볼의 바운스 패턴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희박한 공기와 열광적인 아즈테카 홈팬들은 멕시코의 12번째와 13번째 선수나 마찬가지다.
브루스 아레나 전 미 대표팀 감독은 “(아즈테카 경기는) 공평한 조건이 아니다. 고도와 홈팬들 외에 높은 기온도 큰 장애물이다”라면서 “우리는 정말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다. 심지에는 해프타임에 산소 호흡기까지 동원했었다”라고 털어놨다.
멕시코가 이날 경기 시작시간을 현지시간 오후 3시(LA시간 오후 1시)로 잡은 것도 이유가 있다. TV 중계 프라임타임을 포기하면서까지 대낮에 경기를 시작하는 것은 멕시코시티의 뜨거운 날씨를 무기로 활용하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과연 미국축구가 이 모든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즈테카 징크스를 깨뜨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랜든 다나븐.
미국의 철벽 수문장 팀 하워드.
바르셀로나 소속인 멕시코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는 다리 부상으로 이번 경기에 뛰지 못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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