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란씨 장례식에 가족, 친지 등 200여명 참석해 애도
아들 노아 군 돕기 위한 모금구좌도 개설돼
“엄마와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고 벨뷰 스퀘어에서 쇼핑을 즐기고 추운 날 핫 초콜릿을 끓여준 어머니를 늘 기억할 거예요”
미국인 남자친구에 의해 보트 안에서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된 한인 라 란(39)씨의 17일 장례식에서 외아들 노아(9)군이 생전에 어머니에게 바친 시를 라씨의 친구들이 낭독하며 고인을 회고했다.
이날 오전 벨뷰 예닮교회(담임 이도형 목사)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평소 가깝게 지낸 친구와 라씨로부터 피아노 레슨을 받은 학생 및 학부모 등 200여명이 참석, 급작스런 라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 교회의 이행자 사모는 예닮교회 창립 당시부터 피아노 반주자로 자원해온 라씨는 교회봉사활동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며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며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라씨는 서울여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후 한국에서 미국인과 결혼, 1996년 도미했으며 이후 남편과 이혼하고 사마미시에서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다 변을 당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LA에서 비보를 듣고 달려온 오빠 나영진 목사가 가족대표로 참석했으며 서울에 있는 어머니는 채 입국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씨의 미국인 친구들은 “눈과 학생들을 사랑하는 너무나 좋은 친구로 항상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울먹였다.
라씨에게 피아노 교습을 받았던 학생들은 다른 교사에게서 발견할 수 없었던 특별한 점이 있었다며 아이들 하나하나 일일이 관심을 쏟으며 숨은 재능을 찾아주는 열성을 보여준 너무 좋은 선생님이었다며 훌쩍거렸다.
한 학부모는 자신의 자폐증아들에 맞는 교사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라씨는 아들의 재능을 인정하며 교습을 시작, 자신의 아들도 피아노를 배울 수 있게 돼 감동스러웠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한 미국인 친지는 “라씨는 매사에 긍정적으로 삶을 즐기는 여유와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겸손했다”고 말했다.
졸지에 어머니를 잃고도 실감 못하는지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장례식에 참석한 노아군은 주위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노아군은 이날 장례식에 참석한 생부가 맡아 키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라씨의 미국인 친구들은 라씨가 평소에 피아노와 함께 애지중지했던 노아군을 돕기 위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Children of Rhan Fund’를 개설하고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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