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 고종 임금이 죽자 충신들이 자결하고 막 그랬어.”
강세심 할머니(엘리컷시티 거주)는 1919년 고종 황제의 서거 당시를 희미하게 기억해낸다.
1909년 8월26일생. 한일병합 1년 전에 태어난 강 할머니에 고종 서거나 삼일운동 같은 오랜 역사속의 사건도 어린 시절의 기억일 뿐이다.
올해로 100세를 맞은 강 할머니는 오는 29일(토) 백세잔치를 갖는다. 낮 12시부터 제7일안식일 예수재림교 볼티모어한인교회(1201 Reece Rd, Severn, MD 21144)에서다.
맏딸인 민병희 씨(72세)는 “살아계실 때 생신 챙겨드리려고 백수연을 마련했다”며 “친정어머니는 고전적인 조선시대 여성 같이 착한 분”이라고 말했다.
강세심 할머니는 경남 거창에서 났다. 인근의 산청군으로 시집을 가 왜정시대와 해방, 6.25동란 같은 격동의 시대를 살며 온갖 풍상을 겪어냈다. 그래서인지 정신이 맑은 날이면 시집살이 고생담에서부터 일제시대 남편을 따라 중국에서 살았던 기억까지 술술 풀어낸다.
강 할머니는 일흔이 넘어 자식들이 사는 미국으로 건너왔다. 남편과는 1980년경 사별했다.
“손주들 뒷바라지 하고 그렇게 살았어. 자손들이 잘 자라고 훌륭하게 살면 그게 나한테는 가장 큰 기쁨이야.”
강 할머니는 슬하에 1남2녀인 병인, 병희, 찬주씨를 두었다.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일흔 줄의 자식들이다.
강 할머니는 젊어서는 약골 중의 약골이었다. 늘 약을 달고 살았다. 그래서 가족들은 “할머니가 백수를 누릴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강 할머니는 몇 년 전만 해도 지팡이도 없이 외출할 정도로 건강했다. 그러나 요즘 건강은 예전 같지 않다. 지난 3월 화장실에 다녀오다 그만 넘어져 엉치와 허리뼈 수술을 받았다. 미국인 의사의 “내 평생에 100살 환자 수술한 건 처음”이란 소릴 들으며. 그래서 지금은 잘 걷지를 못한다. 거처도 아예 엘리컷시티의 한 널싱홈으로 옮겼다. 하지만 아직도 정신은 가끔 맑은 편이다.
강 할머니에 만인의 희망사항인 ‘백수 건강법’은 따로 없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 즐겁게 사는 거지.” 100세 청춘의 꿈을 강 할머니는 긍정적인 삶으로 요약했다.
<이종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