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어 2연속 신화, ‘살아있는 전설’

우사인 볼트(23, 자메이카)가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ｍ 릴레이에서도 우승,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목표였던 3연속 세계신 기록은 아깝게 놓쳤다.

지난 22일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남자 400ｍ 릴레이 결승에서 볼트는 자메이카의 3번 주자로 나섰고 37초31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하면서 100ｍ(9초58), 200ｍ(19초19)에 이어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37초31은 자메이카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하면서 세운 37.10에 0.21 뒤진 역대 2번째로 빠른 기록. 100m와 200m에서 모두 경이적인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볼트는 이로써 칼 루이스(1983, 1987년), 마이클 잔슨(1995년), 모리스 그린(1999년), 타이슨 게이(2007년, 이상 미국)에 이어 역대 5번째로 세계선수권 3관왕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연속 국제대회에서 6관왕에 오르며 세계기록 5개를 수립, ‘살아있는 전설’ 반열로 올라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이날 결과는 필연으로 보였던 세계신기록 수립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팬들은 물론 볼트 자신에게도 다소 실망스러운 느낌을 안겨줬다. 100m와 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트랙을 껑충껑충 뛰며 환호하고 특유의 ‘볼트’ 포즈로 팬들을 열광시켰던 그지만 이날은 세계신기록 우승이 아닌 탓인지 동료들과 함께 트랙을 돌며 손을 흔드는 ‘얌전한’ 세리모니가 전부였다.

자메이카는 2~4번 주자인 마이클 프래터, 볼트, 아사파 파월에 첫 주자로 스티브 멀링스를 보태 오히려 지난해 올림픽팀보다 더 빠른 라인업을 내보냈다. 100ｍ는 물론 200ｍ 세계 최강자로 직선은 물론 커브구간에서도 최강인 볼트는 3번째 주자로 배치하고 폭발적인 스퍼트의 파월을 마지막 주자로 배치한 자메이카의 상대는 오직 세계신기록뿐 인 것 같았다. 그리고 자메이카는 예상대로 첫 주자부터 리드를 잡으며 줄곧 앞선 끝에 1위를 차지했으나 볼트가 2번주자 프래터로부터 바통을 넘겨받는 과정과 4번주자 파월에 바통을 넘겨주는 과정이 모두 매끄럽게 못하면서 세계신기록의 꿈이 깨지고 말았다. 의외로 자메이카를 끝까지 위협한 트리니다드 토바고(37초62)와 영국(38초02)이 2, 3위를 차지했고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일본이 38초30으로 4위를 차지해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김동우 기자>

우사인 볼트가 자메이카 깃발을 흔들며 트랙을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