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등으로 지난 한달새 워싱턴-볼티모어 지역에서 자살한 한인이 최소 7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한인들의 장례를 돕고 있는 사랑나눔센터에 의해 확인된 숫자로 알려지지 않은 자살 한인까지 더해질 경우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랑나눔센터 조윤희 대표는 “8월 한 달 동안 처리한 한인 장례 30건 중 7건이 자살이었다”면서 “지난해는 한해를 모두 합쳐 8건이었는데 이번에는 한달만에 이런 일이 일어나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자살자중 남자가 6명, 여자 1명으로, 이중 6명이 40대, 1명이 50대 초반이었다.
경제문제로 인한 생활고 비관으로 자살한 가장 대표적인 건은 지난 13일 엘리컷 시티 소재 집에서 목을 매 자살한 한인 강 모(47)씨.
지인들에 따르면 애난데일의 한인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했던 강 씨는 경제적인 문제로 2-3년 전부터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남편과의 별거 등 가정문제까지 덮치자 비관해 자살했다. 함께 두 달간 같은 식당에서 근무했던 A씨는 “강 씨는 성격이 활발한 편이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보다 5일 앞선 8일에는 엘리컷 시티에 거주하는 한인 지모(48)씨가 타우슨 소재 자신의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보험업에 종사하고 있는 지씨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영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재정적인 문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에는 알링턴에 거주하는 이모(45)씨가 오전 11시 18분경 폴스처치 소재 던로링-메리필드 역을 출발, 웨스트 폴스처치로 진입하는 전차에 뛰어들어 자살했다. 한국에서 미국의 가족들을 부양하다가 미국에 와 영주권 수속을 밟던 이씨의 경우는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부부관계 등 가정적인 문제가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두 명은 불법체류자로 역시 경제난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랜드 글렌버니 거주 한인 서 모씨(40대 후반)와 볼티모어 거주 한인 박 모씨(40대 후반)는 8월초 경제상황이 어려워지자 비관 자살했다.
8월 중순경 자살한 하모씨(40대 후반 ·알렉산드리아 거주)와 8월 초순 자살한 김모씨(51· MD 프레더릭스 거주)도 모두 경제적인 문제로 목매달았다.
자살당시 이혼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 김모씨는 경영하던 비즈니스가 어려워지면서 비관 자살했으며 하모씨는 자살당시 혼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잇따른 한인들의 자살과 관련 워싱턴가정상담소의 오영실 총무는 “개인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이민 온 목적이 돈만 버는 것이 아닌 만큼 또 다른 곳에도 인생의 목적을 갖고 산다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지지만은 않을것”이라며 “가족이나 친지중 누군가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거나 비관적인 말을 할때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인봉사센터의 조경옥 소셜워커는 “요즘 한인들 중 집이 없어 홈리스 쉘터를 찾는 경우는 봤지만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은 다양한 소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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