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남미예선 두고 양국 분위기 극과 극
축구 때문에 브라질 ‘웃고’ 아르헨 ‘울고’
남미는 물론 세계축구의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2010 남아공월드컵 남미지역 예선에서 상반된 길을 걸으면서 양국 여론의 향배 또한 극과 극으로 갈라지고 있다. 브라질 대표팀엔 연일 최상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반면 월드컵 본선행마저 위태로워진 아르헨티나에선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나라 전체는 패닉분위기에 사로잡혀있다.
지난 5일 아르헨티나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둬 본선행을 확정지은 브라질이 10일 칠레와의 경기에서 카카와 루이스 파비아누 등 주전들을 빼고도 4-2로 낙승을 거뒀고 같은 날 아르헨티나가 파라과이 원정서 0-1로 패해 남미예선 5위로 밀리자 브라질 언론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브라질 스포츠신문인 란세는 1면 머리기사로 브라질의 승리와 아르헨티나의 패배를 ‘완벽한 기쁨’이라는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축구광으로 그동안 둥가 감독에 대해 적지 않게 싫은 소리를 했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도 마음을 바꿨다. 그는 “둥가 감독은 옳은 길을 가고 있고 브라질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경기를 펼쳐나간다”면서 “브라질은 이제 정말 국가대표다운 팀을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남미예선에서 승점 33점으로 선두를 달리는 브라질은 지난 3월 에콰도르와 1-1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11연승을 기록 중이고 2008년 6월 파라과이에 0-2로 진 뒤 19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이에 비해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에 이어 파라과이와 경기에서마저 패하면서 남미예선에서 3연패 늪에 빠져 5위까지 떨어졌고 마라도나 감독은 한마디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브라질 일간지 디아리오는 “마라도나는 감독직에 맞지 않는 인물임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며 “그의 영광스러운 이미지가 처음에는 유용했지만 이제는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지옥 불에 떨어졌다”고 마라도나를 맹비난했다. 스포츠신문인 올레도 마라도나 감독의 사진 위에 “우리는 실패하고 있다”라는 제목을 붙여 놓았다. 남미예선 5위로 처지면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수 있다는 비관론은 이제 아르헨티나를 사로잡고 있다. 유력 일간지 클라인이 실시한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만1,288명 중 62.2%가 아르헨티나의 본선진출 실패를 예상했을 정도다.
마라도나는 파라과이전 패배 후 “내게 한 방울의 피라도 남아있는 한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감독직 사임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부정적인 여론이 더 악화된다면 아무리 아르헨티나의 신적인 존재라고 해도 감독 자리를 보전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은 이제 분명한 사실이다.
마라도나호의 계속된 침몰로 아르헨티나는 지금 ‘초상집’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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